‘40%’ 넘은 이재명… ‘설 민심’으로 반등 성공

‘40%’ 넘은 이재명… ‘설 민심’으로 반등 성공

설 연휴 조사에서 李 40.4% 尹 38.5%
이재명, 야권 단일화 가정 여론조사서도 ‘긍정적 성적표’
"李, 차별화… 尹은 플러스알파 필요"

기사승인 2022-02-03 17:39: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최기창 기자

설 민심의 향방에 따른 정치권의 반응이 엇갈린다.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측은 다소 조심하는 모양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안심하거나 낙담하기에 이르다는 분석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차기 대통령 선호도(다자대결)’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40.4%를 얻었다. 윤 후보는 38.5%를 획득했다. 둘의 차이는 오차범위 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반등에 성공했다고 평가한다. 한길리서치는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달 22~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64명에게 차기 대통령 선호도를 물었다. 당시 이 후보는 38.5%를 얻었다. 반면 윤 후보는 40.2%를 획득했다. 오늘 조사와 비교하면 이 후보는 1.9%P가 올랐고 윤 후보는 1.7%P가 떨어졌다. 

또한 이 후보는 단일화를 가정한 여론조사에서도 긍정적인 성적을 받았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에게 ‘윤 후보로 야권 단일화 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42.2%를 얻었다. 윤 후보는 42.1%를 기록했다. 같은 대상에게 물은 ‘안 후보로 야권 단일화 시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는 응답자 41.3%가 이 후보를 택했다. 안 후보는 31.5%였다. 

그동안 이 후보는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혔다고 분석됐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른바 ‘끓는 점’을 꾸준하게 언급해왔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민심이 긍정적이지 않은 탓에 국민들에게 진심이 전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설 연휴 마지막 날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새해 들어 처음으로 40%대를 넘었다. 일부 결과가 오차 범위 안이긴 하지만 결국 ‘설 민심’이 이 후보 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심 ‘설 민심’ 반등을 바라던 민주당은 미소를 짓고 있다. 이 후보가 부진했던 지역과 세대에서 차이를 좁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18~29세에서 31.2% 얻어 윤 후보를 추격했다. 30대에서는 43.1%를 획득하며 34.7%에 그친 윤 후보를 따돌렸다. 지역별로는 그동안 꾸준히 열세였던 서울(이재명 39.3% 윤석열 42.6%)과 경기‧인천(이재명 40.7% 윤석열 37.1%) 등에서 오차 범위 안으로 차이를 좁혔다.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정진욱 선대위 대변인은 세대‧지역에서 변화의 씨앗이 싹텄다고 분석했다. 정 대변인은 3일 쿠키뉴스에 “그동안 열세였던 세대와 지역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세대별로는 18~29세와 30대 등에서 차이가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구‧경북 등 험지에서도 우리 후보의 추진력을 높게 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문진석 의원 역시 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명절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제 명절을 기점으로 해서 이 후보의 지지세가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도 3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울을 비롯해 2030 청년들과 60대 이상 어르신들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선택폭이 매우 두드러졌다”며 “대선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는 정쟁보다는 조금 더 유의미한 선택 기준들이 작동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쿠키뉴스와 만난 자리에서도 “설 명절 이후 민심이 반등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다소 불편해하지만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대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올 것이다. 현재 박빙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그때그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언제든지 역전당할 수 있고 반대로 역전을 할 수도 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민주당은 또 다른 전략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문 의원은 “지금부터 이제 남은 시간에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 후보의 국가 경영 능력과 자질 등을 어필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단편적인 공약을 넘어서 국가 전체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거대 담론과 이에 따른 공약들도 더욱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민주당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박빙인 탓에 윤 후보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그동안 이재명 캠프와 민주당이 선보였던 선거운동이 안착된 것이다. 설 연휴 즈음 이 후보가 선보인 공약과 활동 범위‧반경 등이 윤 후보보다 더 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후보와 송영길 대표, 이낙연 전 대표로 이어지는 선거운동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원팀 시너지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금 윤 후보는 실수를 줄이는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사드 배치 등에서 역효과가 나고 있다”며 “현재는 현상 유지가 아니라 플러스알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6.2% 무선 ARS 83.8%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4.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들은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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