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가 ‘강타’ 들고 탑으로?…LCK서 볼 수 있을까

‘잔나’가 ‘강타’ 들고 탑으로?…LCK서 볼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2-02-08 16:24:40
LoL '잔나'.   라이엇게임즈

최근 게임 ‘LoL’ 솔로랭크 ‘천상계(높은 랭크의 유저가 모인 단계)’에서 ‘빙결강화’ 룬+강타를 든 탑 ‘잔나’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2022 LoL 챔피언십 시리즈 스프링(이하 LCS, 북미 프로리그)’에서는 탑 잔나가 승리의 카드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1주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오는 9일부터 재개되는 2022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에도 탑 잔나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지난 6일 LCS 플라이퀘스트(이하 FQ) 탑 라이너 ‘쿠모’ 콜린 쟈오는 카운터 로직 게이밍(이하 CLG)을 상대로 빙결 강화와 강타를 든 잔나를 뽑았다. 잔나는 탑 라인에서 3레벨을 찍은 뒤 정글러와 함께 지속적으로 로밍을 다니며 상대방을 괴롭혔다. CLG의 탑 라이너 ‘젠킨스’ 토마스 트란은 ‘그레이브즈’를 뽑아서 야금야금 CS(크립 스코어)를 먹고 포탑 방패 골드를 얻으며 성장했지만, 잔나의 로밍이 더욱 높은 영향력을 발휘했다. 결국 FQ는 48분경 CLG의 넥서스를 파괴했다.

탑 잔나가 떠오른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12.2 패치 당시 대규모 상향을 입은 영향이 컸다. 이 패치로 잔나는 기본 이동속도와 공격력, 성장 공격력이 모두 증가했다. 패시브 스킬 ‘순풍’은 잔나가 근처 아군 챔피언 쪽으로 이동하거나 아군 챔피언이 잔나를 향해 움직일 경우 8%의 이동 속도 증가 효과를 받는다. 이에 따라 잔나는 정글러와 함께 손을 잡고 다른 라인을 압박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또한 ‘울부짖는 돌풍(Q)’과 ‘서풍(W)’ 등 다수의 군중제어기(CC)를 보유하고 있고, 보호막과 체력회복 스킬도 있기에 교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현상금 시스템도 영향을 미쳤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9년 3월 현상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현상금은 CS로 얻은 골드 수급량이 상대가 CS로 얻은 골드량 평균보다 높으면 발생한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잔나는 라인에서 벗어날 명분을 얻는다. 라인을 벗어난 잔나는 CS를 먹지 않는데, CS를 먹는 상대 탑 라이너는 자연스레 현상금이 붙는다. 아군 캐리 라이너에게 성장을 몰아주면서, 이후 현상금이 붙은 탑 라이너를 잡아먹게 해 캐리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개편된 빙결강화 룬도 잔나와 궁합이 좋다. 2022시즌 개편된 빙결강화는 적 챔피언을 이동불가 상태로 만들면 얼음 장판을 생성한다. 얼음 장판을 밟은 적 챔피언은 둔화와 함께 아군 챔피언을 공격할 때 피해량의 15%가 감소한다. 정글러와 함께 지속해서 교전을 유도해야 하는 잔나에게 매우 잘 어울리는 룬이다. 

순간이동 주문이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2시즌부터 14분 전에는 와드와 미니언을 대상으로 순간이동을 사용할 수 없다. 탑 라이너가 소위 ‘뒷텔’을 사용해 다른 라인에 개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잔나는 순간이동 대신 강타를 사용해 아군 정글러의 정글링 속도를 돕고 상대 정글러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이후 드래곤과 내셔남작 등의 오브젝트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상대방 탑 라이너는 라인을 먹고 성장을 하거나, 라인을 버리고 잔나를 따라가는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리스크는 존재한다. 개입 없이 성장을 택했을 경우, 다른 라인이 잔나의 개입으로 망해버릴 수 있다. 만약 잔나를 따라 움직인다면 자칫 성장이 말려 아이템 구매가 늦어져 캐리력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잔나가 주로 사용하는 유틸 아이템은 가성비가 좋기에 빠르게 구매가 가능하다. 

다이아몬드 이상 솔로랭크 잔나 승률.   LoL.PS 화면 캡처

LoL 통계 사이트 LoL.PS에 따르면 이날 기준 다이아몬드 이상 솔로랭크에서 탑 잔나의 승률은 60.61%다. 챔피언 픽률 3.11%, 밴률 18.38%를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게임 시간이 길어질수록 승률도 높아지는데 20분 기준으로 51%를 기록한 승률은 34분 63%로 정점을 찍는다. 드래곤 패치로 게임 시간이 길어지는 메타와도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LCK 소속 선수들도 탑 잔나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t 롤스터 탑 라이너 ‘라스칼’ 김광희는 최근 적극적으로 잔나를 기용하고 있다. 김광희는 5일 솔로랭크에서 잔나를 세 번 꺼내 1승 2패를 기록했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은 개인방송에서 “잔나, 질리언과 같은 유틸 챔피언이 탑으로 가서 라인을 버리고 다른 라인을 괴롭힌다는 전략”이라며 “탑에서 ‘피오라’와 같이 캐리력있는 챔피언이 성장하면 되지 않냐는 반론도 있지만, 이론상으로는 성장 전에 이미 다른 라인이 모두 박살이 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해설위원은 “탑 잔나는 무조건 사용하긴 힘들지만, 한 번쯤은 공부하고 생각할 가치는 있는 픽”이라고 덧붙였다.

돌이켜보면 탑 라인에는 ‘소라카’, ‘카르마’, ‘룰루’, ‘소나’와 같은 유틸 서포터 챔피언이 생태계 교란종으로 올라와 ‘깽판’을 치는 사례는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적어도 라인을 비우면서까지 극단적으로 로밍을 가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 탑 잔나는 새로운 느낌의 메타라고 볼 수 있다.

이전 사례를 돌이켜보면 라이엇은 핫픽스를 통해 유틸 서포터 챔피언이 다른 라인으로 가는 것을 방지했다. 잔나 역시 12.3패치를 통해 기본 이동속도와 서풍 추가 이동속도 등이 하향됐다. 다만 9일부터 시작되는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가 12.2 패치버전으로 진행되기에 탑 잔나가 등장할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는 상황이다. 

서포터 ‘신지드’, 미드 ‘트린다미어’ 등 신선한 픽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는 LCK에 탑 잔나라는 새 바람이 또 한 번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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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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