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던 캡틴 ‘데프트’ [LCK]

흔들림 없던 캡틴 ‘데프트’ [LCK]

기사승인 2022-02-10 15:31:46
DRX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

“오늘 경기 전에 팀원들이 아프기도 했고 2군 선수들이 급하게 올라왔는데 다들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 경기 들어가기 전에 지더라도 각자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고 지면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들어갔는데 경기 들어가니 너무 잘했다.”

DRX의 캡틴 ‘데프트’ 김혁규는 동생들에게 승리의 모든 공을 돌렸다.

DRX는 9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맞대결에서 kt를 2대 1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DRX는 4연승을 달성하면서 단독 3위로 올라섰다.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최고의 반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DRX는 지난 3일 ‘킹겐’ 황성훈, ‘제카’ 김건우, ‘베릴’ 조건희, ‘표식’ 홍창현 등 주축 선수가 대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이날 부로 일주일의 자가격리가 끝났지만, DRX가 사전에 로스터를 제출했기에 이들은 1세트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원거리 딜러 김혁규를 제외한 나머지 라인업은 챌린저스 리그(2군)에서 뛰고 있는 유망주들로 채워졌다.

대다수의 팬들은 이날 1세트를 kt가 무난히 따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29일 kt는 5연승을 달리고 있던 젠지e스포츠를 상대로 깔끔하게 2대 0 승리를 거두는 등 상승세를 탔다. DRX 2군이 챌린저스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1군의 높은 벽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DRX의 신예들이 제 기량을 십분 발휘하기도 했지만, 주장이자 베테랑인 김혁규가 맹활약을 펼쳤다. ‘아펠리오스’를 선택한 김혁규는 초반 ‘세트’의 위치를 놓쳐 다소 허무하게 전사했지만, 이후에는 한 번도 죽지 않고 활약했다. 중요 순간마다 ‘월광포화’를 적중시키며 교전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1군 멤버가 투입된 2·3세트에도 김혁규의 활약은 계속됐다. 2세트 김혁규는 ‘제리’를 상대로 ‘세나’를 꺼내 들었다. ‘단식’ 대신 CS(크립 스코어)를 먹는 전략을 선택한 김혁규의 세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파괴력을 뿜어냈다. 비록 후반 제리의 캐리력이 더욱 강력했지만, OP(오버파워)라고 평가받는 제리를 상대로 어느 정도 파훼법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3세트 김혁규는 자신의 시그니처 챔피언 ‘징크스’를 선택했다. 그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죽지 않고 쉴 새 없이 데미지를 욱여넣었다. 특히 후반에는 ‘돌풍’을 사용해 상대방의 진입을 유도한 뒤 곧바로 점멸로 탈출해 데미지 넣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고, 이는 게임을 끝내는 결정적인 신의 한 수가 됐다.

경기 종료 후 방송 인터뷰에서 김혁규는 “오늘 ‘세탑’ 송경진 외에도 2군 선수들이 연달아 대회를 해서 힘들었을 텐데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한화생명 전도 잘 준비해서 꼭 이 기세를 이어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지난달 23일 DRX가 광동 프릭스를 잡고 3연패를 끊어낸 날, 홍창현은 방송 인터뷰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에 눈물을 쏟아냈다. 그는 “혁규 형 주도로 선수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속을 터놓을 수 있었고, 덕분에 팀 분위기를 좋게 이끌어가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혁규는 2020년 DRX 시절부터 계속해서 맏형 노릇을 해오고 있다. 과거 삼성 블루(現 젠지 e스포츠), kt 롤스터 시절 오랫동안 막내 역할을 했던 그는 어느새 리그 최고참이 돼서 동생들을 보듬는 든든한 ‘형님’이자 캡틴이 됐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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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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