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이 왔다. T1과 담원 게이밍 기아의 묵은 천적 관계가 무너지는 모양새다.
T1은 23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웃은 T1이다.
전통의 명문 T1은 신흥 강호 담원 기아를 상대로 최근 몇 시즌 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2020시즌 서머 정규리그에서 담원 기아에게 2번 모두 패했고, 2021 스프링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서머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1승1패로 맞섰지만,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1대 3,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4강에선 2대 3으로 패하며 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신구 조화 속에 공고한 선발 로스터가 구축되고, 팀 호흡이 올라 온데다가 경험까지 더해진 올 시즌엔 양상이 뒤집혔다. 1라운드 경기 당시 담원 기아와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T1은 이날 맞대결에선 압도적인 힘 차이를 보여주며 서열 정리에 성공했다. 라인전 단계에서도, 교전에서도, 운영에서도 앞섰다. 2019년 담원 기아가 LCK에 입성한 이후, T1이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2대 0으로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1 선수들에게도 이날 승리는 특별하게 다가왔다.연달아 담원 기아를 잡은 것에 대해 입을 모아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구마유시’ 이민형은 “역순으로 가고 있다. 0대 3 패배에서 시작해 2대0으로 이기게 돼서 앞으로 담원이 우리에게 승점을 따내는 일은 없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DK 울렁증’을 극복하면서, 2020 스프링 시즌 이후 2년 만의 리그 우승 가능성도 높아졌다. T1은 올 시즌 개막 후 11연승으로 전승을 달리고 있다. 기세만 보면 현재까지도 역대 최고의 팀으로 거론되는 2015 SK 텔레콤 T1(현 T1)과 비견될 만하다. 최근 2년간 이어진 담원 기아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왕좌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종로=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