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코인 입출금과 관련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입출금할 수 있는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거래소 간 연동 시점도 달라 이용자들의 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트래블룰 시행으로 100만원 이상의 코인을 이전하는 경우 거래소들은 송신자와 수신자의 정보를 모두 파악하고 공유해야 한다. 예컨대 업비트에서 빗썸으로 비트코인을 전송했을 때 양사는 상호 연동된 솔루션을 사용해 송금 정보를 실시간 교환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25일부터 트래블룰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5일 00시부터 트래블룰 솔루션이 연동되지 않은 거래소와는 코인 입출금이 제한됐다.
업비트는 두나무의 자회사 람다256을 통해 베리파이바스프(VV)라는 솔루션을 자체 개발했다. 빗썸·코인원·코빗은 합작사 코드를 통해 트래블룰 솔루션을 발표했다.
이용자들이 가상화폐 거래소 간 코인 입출금을 하려면 양측 개발사의 연동이 필수다. 그러나 두 개발사는 트래블룰 시행 직전에 4월 24일까지 연동하겠다고 밝혔다. 한 달 동안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의 코인 입출금이 제한되는 것이다.
합작사 내에서도 문제가 터졌다. 업비트가 사용하는 솔루션은 원활하게 연동을 끝마쳤지만, 코드 회원사 간 연동은 4월 8일로 미뤄졌다. 코드 회원사인 빗썸, 코인원, 코빗, 한빗코, 비트프론트, 코인엔코인, 와우팍스는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와 코인 입출금이 안 된다.
거래소들은 연동 실패 원인을 서로의 탓으로 떠넘기고 있다. 코드는 업비트의 소극적인 태도 때문에 람다256의 회원사와 연동은 물론, 코드 회원사끼리 연동도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드 관계자는 “지난 2월 빗썸·코인원·코빗 간 연동을 끝내고 테스트까지 마쳤다. 그러나 람다256과 이른 시일 내에 연동하기 위해 기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포기하고 비블록체인으로 다시 개발했다”면서 “업비트가 두 시스템의 연동을 앞당기려는 조치를 일절 하지 않아 두 개발사 간 연동도 미뤄졌다. 비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 개발로 코드 간 연동 또한 미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업비트는 두 개발사 간 연동이 늦어진 원인은 코드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코드가 2월에 연동 완료 상태라면 현재 코드 3사끼리 송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코드 3사 간 송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24일 새벽, 코빗은 코인원과 입출금이 가능하다고 공지를 올렸다. 그러나 당일 오후 코인원과도 입출금 지원이 안 된다고 수정했다. 이를 통해 3사 연동도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용자들의 불편에도 당국은 트래블룰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거래소 간 코인 입출금이 제한된 것은 트래블룰이 잘 적용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FIU 관계자는 “거래소 간 트래블룰 솔루션을 연동하는 것은 고객 편의성 차원에서 바람직하지만 당국에서 어떻게 하라고 지시할 법적 근거는 없다. 연동은 거래소가 결정해야 할 문제”라면서 “시행 전에 준비 사항들을 점검하면서 연동을 조속히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만 밝힌 정도”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