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엔데믹 가도 성장동력 문제 없다”

“SK바사, 엔데믹 가도 성장동력 문제 없다”

SK바이오사이언스 IPO 1주년 기자간담회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 올 상반기 식약처 승인 목표
M&A 및 현지 벤처 설립…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확장

기사승인 2022-04-01 07:00:17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이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우리는 주기적으로 닥쳐오는 감염병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31일 상장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자사의 역량을 자신감 있게 강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글로벌 기업의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을 대규모 수주하는 등 성과를 올려 국내 백신 업계 중심에 자리잡았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매출은 9220억에 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특수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회의론을 제기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엔데믹’ 선언까지 시한부 성장세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앞으로 백신과 인접 기술 분야인 세포·유전자(CGT) 치료제로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 현지 벤처를 설립하는 등 지리적 확장도 모색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체개발 코로나19 백신, 올 상반기 식약처 승인 목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얻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부스터샷과 청소년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올해 3분기까지 영국과 유럽의약품청(EMA), WHO 허가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코로나19의 ‘풍토병화’도 대비하고 있다. GBP510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백신 △콤보백신 △범용백신 △비강스프레이 등 4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다가백신은 델타와 오미크론 등의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이다. 콤보백신은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이다. 범용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백신이다. 비강 스프레이는 코에 분사해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다.

CDMO 사업도 지속적으로 역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수주해 국내외에 공급해 왔다. 현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계약은 완료된 상태이며, 노바백스와는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안동 소재 백신 생산 공장인 L하우스는 유럽GMP 인증을 얻었다. 현재는 미국 cGMP를 확보해 북미 시장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M&A 및 현지 벤처 설립…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 확장

제품과 시장을 다양화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것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전략이다. 현재 복수의 회사와 전략적 인수합병(M&A) 투자 및 연구개발(R&D) 협력 모델을 논의 중이다. mRNA 플랫폼 등 신규 플랫폼의 확보, 기술이전 등을 통해 백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신규 영역 CDMO를 통해 사업 영역도 확대한다. 백신과 인접한 기술 분야인 CGT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CGT는 연간 90% 이상의 성장률이 예측되는 시장이다. 신 사업 강화를 위해 국내외 기업 및 개별 기술 특허 보유권자와 계약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한 인프라는 인천 송도에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매입한 송도의 9216평 규모 부지에 ‘송도 글로벌 R&PD 센터’를 설립 중이다. 센터는 글로벌 기업 및 연구소와 협업을 진행하는 구심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안동 L하우스 역시 3만평 규모의 신규부지를 확보해 증설 중이다. 설비는 2024년 말 준공 완료 예정이며, 기존 백신 생산 역량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mRNA와 CGT 등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지역적 확장을 위한 세계·현지화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 제조, 생산 역량을 각 정부 및 파트너사에 이전해, 지역의 요구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다수 국가들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며, 순차적으로 대상 국가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안 사장과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향후 2~3년 경쟁자 없어… 독감백신, 올해까지 생산 못해

백신 CDMO시장은 향후 2~3년 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주 무대라는 것이 안 사장의 전망이다. 백신 생산 설비를 준공해 상업생산을 시작하려면 최소 3년이 소요된다. 건축부터 각종 인허가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다층적이기 때문이다. 연구 및 생산 인력 확보도 쉽지 않은 과제다. 즉,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월에 첫 삽을 뜬 백신 공장은 빨라도 내년에 상업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아울러 기업들은 일단 CDMO계약을 체결하면, 파트너사를 변경하는 경우가 드물다. 변경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즉, 기존에 생산 및 유통 역량을 겸비하고 있었던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유리한 환경이다.

안 사장은 “전 세계 인류의 35%, 20억명은 아직까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규모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GBP510는 초저온 콜드체인이 불필요한 합성항원 백신으로 2~8도에서 유통할 수 있어 미접종자가 많은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지역의 저발전 국가의 접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아무리 익숙한 백신 기술이라도 안전성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새로운 항원 설계와 면역증강제 기술 적용을 모두 고려해 기존 합성항원 백신보다도 뛰어난 성능 가지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우수성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감염병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데믹 이후 먹거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올해까지는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안동 L하우스는 모든 설비가 여유 없이 가동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제품인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생산은 중단된 상태다.

안 사장은 “스카이셀플루는 죄송하지만 올해까지는 생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생산할 수 있는 백신의 총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독감과 코로나19 중 더 큰 보건의료 위기가 무엇인지 고민 끝에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류의 건강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무엇인지 고려했다”며 “스카이셀플루를 필요로 하는 국내외 의료진에게 송구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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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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