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사자’ T1, 완전체 젠지도 잡았다 [LCK]

‘전승사자’ T1, 완전체 젠지도 잡았다 [LCK]

기사승인 2022-04-02 22:44:06
T1 선수단이 우승 세리모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완전체 젠지도 T1을 넘지 못했다. 국내엔 적수가 없었던 T1이다.

T1은 2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젠지 e스포츠와의 결승전에서 3대 1 대승을 거뒀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를 모두 전승으로 마친 T1은 전승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써냈다.

다소 부침에 빠진 T1은 지난해 서머 시즌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칸나’ 김창동(현 농심),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으로 구성된 선발 로스터는 시즌을 거듭하며 성장했고, 서머 시즌 준우승에 이어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4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치와 팀간 호흡을 앞세운 T1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젠지가 슈퍼팀을 구성했지만, 여러 관계자들은 T1의 우승을 점쳤다.

실제로 T1은 유기적이고 변칙적인 운영을 앞세워 올 시즌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다. 시즌을 앞두고 김창동이 이적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이를 ‘슈퍼 루키’ ‘제우스’ 최우제가 완벽히 대체했다. 최우제는 데뷔 시즌에 ‘퍼스트팀’에 선정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국내 최강으로 이견이 없었지만, 찝찝함도 있었다. T1은 정규리그에서 우승 라이벌 젠지와 진검승부를 한 차례도 펼치지 못했다. 젠지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전 선수가 이탈한 탓에 제 전력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간 보여준 경기력으로 미뤄 T1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완전체 전력의 젠지와 맞붙는다면 전승 우승도 확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체급 괴물’ 젠지도 T1의 먹잇감이 됐다. 1세트를 손쉽게 잡은 T1은 2세트를 내주며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3세트와 4세트 모두 이른 시간 만에 승기를 잡으며 괴물 같은 경기력을 보였다.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특유의 호흡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경기 종료 후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은 “컨디션이 조금 별로였는데 게임이 좀 안 풀릴 때 팀원들이 멘털을 잘 챙겨줘서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오늘 다들 컨디션이 안 좋은 데다가 되게 힘들고 터프한 경기가 나와서 다들 피로도가 높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력 있게 경기를 쟁취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국내 최정상에 선 T1은 오는 5월 부산에서 열리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을 정조준한다. MSI는 각 지역 스프링 시즌 우승팀이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다. T1이 국제 무대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일산=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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