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규모의 글로벌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가 올해 ‘완전 정상화’를 선언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2022년을 지스타 정상 개최의 원년으로 삼아 오프라인 전시 규모를 예년 수준까지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최근 지스타에 불참하는 주요게임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조직위 측의 고민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전시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많은 게임사를 초청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야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지스타는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완전 정상화’를 선언한 지스타가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직위는 지난 1일 지스타 2022의 오프라인 전시를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 지속을 위한 1차 개편’에서 전시‧박람회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대폭 축소되고 향후 더 완화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했다는 것이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6일 61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완만한 감소세를 보인다. 아직 일일 신규 확진자는 20~30만 명을 웃돌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감염 규모 점차 줄고 있어 오미크론 대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조직위는 지스타 2022를 기점으로 전시 참가 여부에 대한 검토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참가사와 지스타 측 모두 조기에 행사 준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참가 정책을 개편한다.
‘조기 접수’, ‘일반 접수’ 등 2단계 구조에서 ‘현장 접수’ 단계를 추가해 지스타 2022가 열리는 벡스코 현장 사무국에서 지스타 2023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를 사전 홍보하고 시범 적용하기 위해 오는 4일부터 올해 한시적으로 지스타 2022 참가 신청을 받는 ‘슈퍼 얼리버드’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오프라인 정상화를 위해 B2C 전시 공간도 확대할 방침이다. 조직위에 따르면 지스타 2021 당시 B2C관(제1전시장)에 시범적으로 도입된 ‘B2C-B2B 하이브리드 존’을 확대해 제2전시장에 별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인 참가 정책 개편도 계획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되는 지스타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전시 환경 개선, 편의 시설 확충, 부대행사·연계 프로그램 확대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게임업계 내부에서는 조직위의 결정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직접 현장에서 게임을 체험하는 것이 신규 이용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스타 관람객은 매년 늘고 있고, 코로나 여파로 직격타를 맞은 2020년과 2021년에도 꾸준한 관심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지스타는 2019년까지 매년 관람객 수 기록을 경신해왔다. 2012년 기준으로 18만여 명으로 집계된 지스타 관람객은 2019년 24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관람객을 받지 않았지만, 85만 명(누적) 이상이 온라인 생중계를 시청했다. 온·오프라인으로 병행된 2021년의 경우 현장 관람객 2만8000여 명, 시청자 수 96만여 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에도 지스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지스타 내 핵심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조직위에서 해결해야 될 숙제다.
현장 부스 규모는 커졌지만, 참가를 희망하는 대형 게임사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지스타 사상 처음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인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모두 불참했다.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 현장에서 만난 지스타 관람객은 “지난해 아예 온라인 개최가 없던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올해는 생각보다 신작이 없어서 아쉬웠다”면서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시프트업 등이 3N의 빈자리를 메웠지만, 과거 신작의 향연이라 불리던 지스타의 명성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과거 지스타에는 ‘올해는 어떤 신작을 볼 수 있을까’라는 설렘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스타 자체에서 공개되는 작품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지스타가 국제 게임전시회라고는 하지만 ‘E3’, ‘도쿄게임쇼(TGS)’, ‘게임스컴’, ‘차이나 조이’ 등 글로벌 유명 게임쇼와 비교하면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어느 순간부터 신작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보다 단발성 이벤트를 진행하는 부스가 더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다른 산업군에서는 마케팅 효과가 감소했다는 이유로 대형 전시회를 줄이고 있다”면서 “지스타 또한 그런 전철을 밟아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중소 게임사 관계자는 조직위가 능동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 개발사 가운데는 지스타 참가를 원해도 비용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몇몇 대형 게임사에서 대승적 차원에서 소규모 게임사를 위한 부스를 마련해주는 사례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조직위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게임사가 지스타에 참여한다면 콘텐츠의 양과 질 모두 늘어날 것이고, 이는 관람객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