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60주년·제중원 137주년 “개혁 박차”

연세의료원 60주년·제중원 137주년 “개혁 박차”

서울역에서 신촌까지… 세브란스병원 이전 역사 고찰

기사승인 2022-04-08 17:37:52
유대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장과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심포지엄 갈무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이 8일 제중원 137주년·연세의료원 출범 60주년을 기념해 ‘1962년, 연세의료원 신촌시대를 열다’ 온라인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전신은 지난 1885년 서울 종로구 재동에 설립된 제중원이다. 1887년 구리개를 거쳐 1904년 남대문 밖 복숭아골에 자리 잡은 뒤 교육, 진료, 연구를 수행했다. 이후 58년만인 1962년에 신촌으로 이전한 뒤 연세의료원의 모습을 갖췄다. 따라서 올해는 제중원 137주년 및 의료원 출범 60주년이 되는 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5명의 발표자가 세브란스병원의 신촌 지역 이전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 연세의료원의 공간과 건축사적 의의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경록 연세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의사학과 교수는 신촌 연세의료원의 건설에 관한 연대기적 기초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김명선과 와이스라는 개인의 열정 △세브란스 연희 재단 사이의 역사적인 맥락 △스트러더스, 미8군, CMB, 환율 문제와 같은 요소 △1950년대 당시의 구조적 문제 등 네가지 관점에서 연세의료원 출범을 고찰하며 “단순히 한 의료기관의 역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연세의료원 내·외부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구 시야를 확장할 때 의료원의 역사적 함의가 분명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용서 연세의대 동은의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사진으로 남겨진 세브란스병원의 면면을 소개했다. 정 학예연구실장은 “연세의료원이 걸어 온 길은 우리나라 의학 교육과 연구, 병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일부 연출된 사진이 사실 혹은 현상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사진이 그 어떤 다른 자료보다 더 명확하게 사실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브란스와 관련된 각종 사진 자료 역시 문서 기록 등 다른 자료와 마찬가지로 정리해 역사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번째 발표를 맡은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교수는 신촌 연세의료원의 공간과 건축사적 의의를 짚었다. 이 교수는 특히 캠퍼스 내 제중관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그는 “제중관과 의과대학은 연세의료원, 그리고 세브란스의 가장 오래된 장소”라며 “연희전문이 시작된 장소인 언더우드관, 스팀슨관, 아펜젤러관이 중요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는 만큼, 제중관과 의과대학 역시 한국의 현대의료사에 있어 중요한 장소로 기억되고 관리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조자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960년대 간호교육 현장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심포지엄 갈무리

이어 연세대 간호대학장을 지낸 김조자 명예교수가 1960년대 초반 연세 간호교육을 돌아보는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1960년 연세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해 1964년 졸업했다. 그에 따르면 1960년 초기 간호교과과정은 질병중심의 교육으로 구성됐다. 전공과목은 의과대학 교수들이 임상의학분야를 전공 영역별로 강의했고, 그에 따른 간호만 간호학과 교수가 담당했다. 하지만 1963년부터는 임상분야는 물론, 기초간호학, 간호윤리, 간호역사, 지도자론 등 전문간호분야와 관련된 과목도 별도로 개설됐다. 김 교수는 “연세대학교 간호교육은 1960년대를 통해서 교육체계의 승격 개편을 비롯하여 양적·질적으로 주목할 만한 발전적 도약을 가져왔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이국헌 삼육대 신학대 교수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에 대한 기독교계 기관의 공헌을 설명했다. 특히, 1960년대 서울위생병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공유했다. 서울위생병원은 재림교회가 운영하는 선교병원이다. 진료뿐 아니라 부속 고아원 확장, 순회무료진료, 보건간호사 파견 등을 실시하며 사회공헌에 힘썼다. 이 교수는 “한국전쟁 이후 피해 복구 시기에 서울위생병원은 한국 의료기관들 중에서 많은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했다”며 “그런 활동들을 정리한 연구가 그동안 없었기 때문에 병원의 역사에서 나타난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제언했다. 

유대현 연세대 의과대학 학장은 “올해는 우리 기관이 개원한 1885년 4월로부터 따지면, 제중원 개원 137주년이 되는 해이며, 의료원 출범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의료원의 이전을 주도하셨던 의과대학 김명선 학장님과 건축위원장이었던 어니스트 와이스 박사님의 공헌을 잊을 수가 없다”고 개회사를 통해 밝혔다. 이어 “새로운 60년을 향해 준비하고, 미래 의학교육과 연구에 합당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의 구조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섭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1962년 서울역 앞에 있던 의과대학과 세브란스병원은 신촌으로 이전해 당시 동양 제일의 시설과 규모를 자랑하는 연세대학교의료원이 됐다”며 “의료원은 꾸준히 발전해 지금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촌 이전은 병원 공간 확장이라는 의미뿐 아니라, 도전의식과 개척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변화의 현장에 의과대학의 교원과 의료선교사를 비롯해 다양한 단체들의 지원과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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