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명승부, 대한항공이 웃었다 [V리그]

역대 최고의 명승부, 대한항공이 웃었다 [V리그]

대한항공, 2년 연속 통합 우승…감독 교체에도 대업적
KB손보, 창단 첫 우승 실패…케이타는 57점에도 웃지 못해

기사승인 2022-04-09 18:03:54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대한항공 선수단.    연합뉴스

역대 최고의 명승부는 대한항공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은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KB손해보험과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5-22 22-25 24-26 25-19 23-21)로 승리했다.

1차전을 승리했던 대한항공은 3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대한항공은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적을 이뤄냈다. 

파격적이었던 대한항공이다. 지난 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 체제에서 우승을 일궈냈던 대한항공은 올 시즌에는 고작 35세인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을 앞세워 다시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했다.

최우수선수(MVP)는 외인 링컨 윌리엄스였다. 기자단 투표 31표 중 13표를 얻었다. 10표를 얻은 정지석을 제치고 트로피와 상금 5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링컨은 이날 홀로 34득점을 책임졌다. 토종 거포 정지석은 트리플크라운(한 경기에서 백어택, 서브, 블로킹 각 3점 이상)을 포함 31점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7점을 기록한 노우모리 케이타.   한국배구연맹(KOVO)

KB손해보험은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지만, 마지막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2세트에 엄청난 괴력으로 역전을 일궈낸 KB손해보험은 3차전에서도 역전을 넘봤지만, 5세트 접전에서 아쉽게 무너졌다. 외국인 공격수 노우모리 케이타는 이날 57점(공격 점유율 76.9%, 공격 성공률 54%)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공격이 곽승석에 잡히면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1세트 흐름은 팽팽했다. 대한항공이 17대 12로 앞섰지만 KB손해보험은 여민수의 서브 때 연속 5득점을 올리며 균형을 맞췄다. 대한항공은 19대 19 동점 상황에서, 정지석의 백어택과 조재영의 서브 에이스에 힘입어 앞서갔고, 링컨의 백어택 득점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KB손해보험이 가져갔다. 케이타가 2세트에서만 14점을 올리는 폭발력을 보였고, 김정호가 퀵오픈 득점으로 25-22로 다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는 정지석을 앞세운 대한항공이 리드했다. 이후에는 케이타의 공격이 터지면서 KB손해보험도 뒤를 쫓았다.

대한항공의 공격 때 유광우가 정지석의 리시브 이후 공이 다소 길게 날아오자 오른손으로 토스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타가 블로킹을 시도했는데, 심판은 이를 두고 케이타의 오버넷을 지적했다.

KB손해보험 선수들을 비롯해 후인정 감독도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오버넷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에 판정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심판진은 KB손해보험이 요청한 포히트 판독을 받아들여 비디오 판독을 시행했다. 심판진은 해당 장면을 수차례 돌려보다 “오버넷에 대한 판독이 불가하므로 포히트가 아닌 것으로 판독됐다”고 판정했다. 심판진의 미숙한 판정으로 경기는 약 10분 가까이 지연됐다.

경기 지연 후 KB손해보험은 각성이라도 한 듯 경기를 뒤집었다. 케이타가 다시 공격 본능을 뽐냈다. 듀스 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KB손해보험은 정지석의 스파이크를 김홍정이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3세트를 따냈다.

계속 밀리던 대한항공은 4세트에서 김규민의 블로킹이 살아나며 흐름을 돌렸다. 일찌감치 4세트를 잡아내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갔다.

대망의 5세트, 모두가 숨죽여 경기를 지켜봤다.

5세트 KB손해보험이 그대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케이타의 공격과 박진우가 중요한 공격을 잡아내며 12-9로 앞섰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매서운 뒷심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링컨의 퀵오픈과 임동혁의 오픈으로 추격했고, 정지석의 서브에이스로 12-12 동점을 만들었다. 1점차 위기 상황에서 정지석의 스파이크가 KB손해보험의 코트에 꽂히면서 승부는 듀스로 이어졌다.

양 팀은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 7번의 듀스가 이어지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끝내 대한항공이 웃었다. 21-21 상황에서 케이타의 스파이크가 네트에 걸리면서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대항항공은 케이타의 스파이크를 곽승석이 막아내며 극적인 우승을 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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