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도 생각했던 할로웨이, 오리온의 ‘1옵션’이 되기까지 [KBL PO]

은퇴도 생각했던 할로웨이, 오리온의 ‘1옵션’이 되기까지 [KBL PO]

기사승인 2022-04-14 00:38:09
덩크슛을 시도하는 머피 할로웨이.   한국프로농구연맹(KBL)

1옵션으로 등극한 머피 할로웨이(고양 오리온)의 활약상이 엄청나다.

고양 오리온은 13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 3차전에서 89대 81로 승리했다. 원정에서 1·2차전을 가져간 오리온은 홈에서 3차전까지 승리하며 2016~2017시즌 이후 5시즌 만에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시리즈의 일등공신은 외국인 선수 머피 할로웨이였다. 할로웨이는 이번 시리즈에서 3경기 평균 21.7리바운드 16.3리바운드 5.3어시스트로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특히 3차전에서는 26득점 21리바운드 9어시스트 3스틸 4블록슛으로 트리플더블(3개 부분에서 10개 이상 기록)급 활약을 펼쳤다.

2018~2019시즌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KBL 무대를 밟은 그는 3시즌 만에 봄 농구를 만끽하고 있다. 데뷔 시즌에는 부상으로 시즌 중반 팀을 떠났고, 2019~2020시즌에는 팀이 5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 돼 플레이오프 무대를 뛰지 못했다. 

사실 할로웨이는 올 시즌 직전 은퇴를 고려했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할로웨이가 은퇴도 생각하고 있었다며 자신을 불러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밝혔다. 할로웨이 역시 이날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은퇴를 고려했었다고 언급했다.

불안한 상황에서 맞이한 할로웨이의 3번째 시즌. 할로웨이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미로슬라브 라둘리차에 이어 2옵션 외국인 선수로 오리온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라둘리차가 기량 미달로 일찌감치 방출됐다. 시즌 중반 KBL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제임스 메이스가 대신 오리온에 합류했지만 메이스도 이전 같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할로웨이에게 더욱 많은 출전 시간이 할애됐다. 할로웨이는 점점 폼을 끌어올리더니 오리온 공격의 핵심선수로 발돋움했다. 공격 이외에도 수비에 앞장서며 가장 먼저 뛰어나가는 열정을 보였다. 

할로웨이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15.1득점, 10.8리바운드, 2.7리바운드, 2.2스틸로 활약했다. 할로웨이의 활약 속에 오리온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할로웨이는 팀이 어수선할 때마다 팀의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 강 감독은 “올해는 6강도 힘들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그런 마음 갖은 적 있다. 그럴 때 할로웨이가 힘내주고 수비 변화를 주면서 적극적으로 한 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같이 수훈 선수에 선정된 이대성 역시 “할로웨이가 중심을 지켜준 게 가장 크다. 시즌 전에는 저평가를 받으며 2옵션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출전 시간을 늘리면서 보여준 수비와 에너지를 상대가 힘들어 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오리온은 오는 20일부터 서울 SK와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치른다. 정규리그 1위이자 MVP 듀오인 최준용과 자밀 워니라는 높은 벽을 상대한다.

할로웨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고의 두 선수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경쟁과 에너지를 기대한다. 우리는 이대성과 내가 있다. 아주 재밌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고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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