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첫 파업 선언 ...‘웹젠’에 무슨 일이

게임업계 첫 파업 선언 ...‘웹젠’에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2-04-18 12:53:04
웹젠노조 파업 예고 기자회견.   사진=박효상 기자

웹젠 노동조합 웹젠지회가 오는 5월 2일 파업을 단행한다. 노조 측은 “김태영 웹젠 대표이사는 게임업계 최초의 파업을 야기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IT위원회 웹젠지회는 1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웹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한국 게임업계 최초 파업을 예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영호 웹젠지회장을 비롯해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 서성욱 카카오지회장, 배수찬 넥슨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영준 지부장은 “웹젠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1000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성과를 냈다. 매출로만 보면 누구나 선망하는 IT업계 꿈의 직장 같아 보인다”며 “그러나 웹젠 노동자는 회사에서 절대 존중받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대표는 대화 요구조차 거부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와 노동자 목소리를 듣고 협상에 성실히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 지회장은 “한해 수익이 웹젠보다 낮은 회사도 있지만, 모두 대화를 통해 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사측은 노조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데, 이는 이용자와 소통해야하는 게임회사의 태도와는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자정작용을 하지 못하는 회사를 그냥 넘길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이 게임업계 최초를 넘어 승리로 남게 하겠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2019년 판교에서 열린 넥슨 노조 집회가 기억난다”면서 “당시에는 저런다고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해보면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좋은 게임을 만들지 못해 이용자 앞에서 부끄러울지언정, 더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해 경영진 앞에서 당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며 “최소 보도, 공시를 통해 기사로 나온 만큼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웹젠을 더 멋있게 만들고 싶고 회사의 막대한 이익이 현장 직원에게 돌아가길 바란다”면서 “쟁의행위 찬반 가결 이후 온라인상 일부 여론에서 연봉이 7000만원 수준인데 너무 과한 걸 요구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지만, 실제 웹젠 평균연봉은 500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지회장은 "노동절까지 조합원들과 함께 결의를 다지고 5월 2일부터 파업을 시작하겠다"며 "물론 회사가 진전된 안을 제시하고 대화하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에 응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게임업계의 첫 파업 결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웹젠 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합원 92.8% 투표율 및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됐다. 

노조는 지난해 1월21일 진행된 임금 교섭에서 사측에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을 제안했다.

노사 측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 측은 지난 3월 15일 평균 16% 인상과 일시금 200만원이라는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사측은 평균 10% 인상과 평가 B등급 이상 직원만 200만원 지급을 제안했다. 결국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파업을 결정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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