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스펠맨의 킬러 본능 [KBL 챔프전]

깨어난 스펠맨의 킬러 본능 [KBL 챔프전]

기사승인 2022-05-06 22:30:51
득점 후 환호하는 오마리 스펠맨.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스펠맨의 컨디션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시리즈를 바꿀 변수다.

지난 3월말 덩크슛을 시도하다가 무릎이 뒤틀리는 부상을 입은 오마리 스펠맨은 병원 진단 결과 4주 진단을 받아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결장했다. 이로 인해 2옵션 외국 선수 대릴 먼로가 플레이오프 때 홀로 뛰었다.

스펠맨의 복귀는 챔피언결정전의 가장 큰 변수로 꼽혔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을 사흘 앞두고 팀 훈련에 합류해 동료들과 이틀간 호흡을 맞췄다. 스펠맨은 유달리 SK에 강했다. 정규리그에서 SK를 상대로 5경기 평균 21.2점 1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는 시즌 평균 성적(20.2점, 10.3리바운드)보다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스펠맨은 부상 이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기록도 아쉬웠다. 1차전에는 6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국내 선수인 최준용에게 2번이나 블록을 당하는 굴욕도 맛봤다. 2차전에서는 17점 6리바운드를 올렸는데, 후반에는 존재감이 미비했다. 그래도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었다.

홈에서 펼쳐진 3차전에서 그는 확실히 이전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스타팅 라인업에 오른 스펠맨은 먼저 리바운드 단속에 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와 장신 포워드가 즐비한 SK를 상대로 리바운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전반전에만 1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공중전에서 앞서나간 스펠맨은 점점 분위기를 탔다. 공격 때도 상대의 수비를 신경 쓰지 않고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다. 지난 2경기와 달리 골밑에서도 저돌적으로 올라갔다. 상대 수비도 점점 스펠맨을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전반전에 13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한 스펠맨은 3쿼터에는 득점 없이 4리바운드로 다소 저조했다. 특히 3쿼터 막바지 상대 선수와 충돌해 잠시 벤치로 들어갔다.

4쿼터에 그는 다시 살아났다.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막판 승부처에서 두 차례 연속 자밀 워니의 골밑슛을 저지했다.

SK의 맹추격이 이어지던 4쿼터 중반 3점슛 2개를 꽂으며 KGC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 경기 종료 3분52초 전에는 스코어를 78대66으로 벌리는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렸다. 득점 후 SK의 작전 타임을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중계 카메라를 응시하고 포효했다. 관중들도 그의 득점에 모두 기립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날 스펠맨의 최종 기록은 21점 19리바운드. 21점 14리바운드를 올린 자밀 워니에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스펠맨은 “만원 관중 앞에서 승리해 기쁘다. 다음에도 이들 앞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라며 “1차전은 아쉬웠고 2차전은 1쿼터 빼곤 다 내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3차전은 수비부터 하려고 했는데 잘 통했다.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게 공격에서 잘 나왔다”고 기뻐했다.

스펠맨은 “감독님이 주문하고 또 강조한 건 수비였다. 내 능력을 모두 보여주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또 동료를 믿었다. 수비가 잘 되면 공격도 잘 된다. 나는 그걸 믿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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