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과 다큐 사이… 뜨거운 감자 된 위기의 부부들

예능과 다큐 사이… 뜨거운 감자 된 위기의 부부들

기사승인 2022-05-12 06:00:26
화제 속에서 방영 중인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방송 예고 화면.

“방 하나 내줄 테니까 같이 살아볼래?” “우리 집에서 평생 살면 좋겠어” “진짜로 싸우지 말자” 절절한 로맨스 드라마 대사가 아니다. 2020년 이혼한 가수 일라이와 모델 출신 지연수, 이들의 아들 민수 군이 최근 방송에서 나눈 대화다. 이들은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이하 우이혼2)에서 다시 만나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화제의 커플로 급부상했다.

이혼을 소재로 한 부부 예능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현실감이 가득하다. 공감을 무기로 안방극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우이혼2’는 이혼 부부 예능의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초 종영한 시즌 1은 7~8%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 속에 방영됐다. 시즌 2는 일라이·지연수와 배우 나한일·유혜영 등이 출연 중이다. 방송 초반임에도 출연자 화제성 1, 2위를 기록하고(일라이·지연수, 굿데이터코퍼레이션 4월 2주차), 시청률은 평균 6~7%대, 순간 최고 8%대를 나타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프로그램에는 파경에 이르렀던 과정과 다시 만나 오해를 푸는 과정이 가감 없이 담긴다. 일라이와 지연수는 과거 KBS2 ‘살림하는 남자들’에서 결혼 생활을 공개하다 하차 후 돌연 이혼해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약 2년 만에 ‘우이혼2’에 출연하며 다시금 화제 중심에 섰다. 자녀 문제로 날 서게 대립하던 초반과 달리 갈등을 딛고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에 응원의 목소리도 줄잇고 있다. 이를 대변하듯 두 사람은 출연자 화제성 순위에도 톱 10위권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 기준). 나한일과 유혜영은 두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한 커플이다. 이들은 현재 ‘우이혼2’를 통해 재결합을 타진하면서도 서로에게 벽을 느끼고 주저한다. 헤어진 남녀가 겪을 수 있는 솔직한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혼 위기를 겪는 부부를 대상으로 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왼쪽)과 티빙 ‘결혼과 이혼 사이’.

부부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얻자 관련 콘텐츠도 연달아 나오기 시작했다. MBC는 지난해 자녀 성문제를 다룬 ‘다큐플렉스-오은영 리포트’의 방향을 틀어 새 시즌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을 오는 16일 선보인다. 자녀 양육 전문가로 꼽히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박사가 임신, 출산, 대화 빈도, 경제관, 잠자리 등 부부 갈등 원인과 해결책을 진단하는 내용이다. 오 박사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 7개월 동안 부부 일상 관찰 방식부터 취재 내용, 부부 상담 방향을 논의해왔다. 프로그램에는 평범한 일반인부터 유명 셀럽 등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TT도 이혼 예능 트렌드에 동참했다. 티빙은 새 예능 프로그램 ‘결혼과 이혼 사이’를 오는 20일 공개한다. 이혼을 고민 중인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환승연애’로 커플들의 지난 사랑과 새로운 사랑을 조명했다면, ‘결혼과 이혼 사이’를 통해서는 각기 다른 이유로 이혼 위기에 봉착한 네 부부의 현실 결혼 생활을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이혼 아픔을 겪었던 방송인 김구라와 아들 MC 그리, 결혼 17년 차 딩크족 김이나, 결혼 7년 차 가수 이석훈 등이 진행자로 낙점됐다.

부부 예능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시청자가 비교적 수월하게 공감, 몰입할 수 있는 반면 개인사를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들추며 피로도를 높이기도 한다. 출연자가 일반인일 경우 사생활 논란 및 사업 홍보 의혹 등 외적 논란으로 이어지는 일도 파다하다. 한 예능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리얼리티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면서 “부부 관계를 다루는 만큼 예능이지만 다큐멘터리의 시선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