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T1은 가장 높은 곳에 서지 못했지만, ‘제우스’ 최우제는 가장 빛났다.
T1은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로열 네버 기브업(RNG)과의 결승전에서 2대 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프링 시즌 전승 우승에 이어 2017년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이후 약 5년 만에 국제대회 최정상을 노렸지만 힘이 모자랐다.
패베에도 소득은 있었다. 럼블스테이지 당시 크게 흔들리는 과정에서 팀을 재정비했고, 그만큼 더욱 단단해졌다. 중국팀을 넘어서려면 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단 것도 배웠다.
2년차 신예 최우제가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한 점은 가장 큰 소득이다.
스프링 시즌부터 주전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한 최우제는 신예답지 않은 과감함과 안정성으로 ‘LCK 퍼스트팀’에 이름을 올렸다. 기세는 이번 MSI까지 이어졌다. 대회를 통틀어 각종 지표 최상위권을 싹쓸이하며 가장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KDA 3.4(2위), 분당대미지 552(1위), 15분 CS 차이 17(1위), 15분 골드 차이 1003(1위), 솔로킬 18회(1위)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중국의 최정상 탑 라이너 ‘빈’ 천쩌빈 조차 적수가 되지 못했다. 천쩌빈은 이번 대회에서 결승전 포함, 수차례 최우제에게 솔로킬을 허용하는 등 판정패했다. 2대 1도 거뜬히 해내는 최우제의 기량을 의식한 RNG는 밴 카드를 몽땅 탑 라인 챔피언에 투자하는 등 집중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최우제는 결승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MSI에 처음 참가했는데 각 지역의 잘하는 선수와 경쟁할 수 있어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마무리가 아쉽지만 저한테 있어서는 좋은 성장의 기회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에 의의를 뒀다.
글로벌 경쟁력을 보인 최우제는 다음달 15일 개막하는 서머 시즌에서 또 한 번 경쟁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호적수였던 ‘기인’ 김기인(광동 프릭스)에 더해, 이번에는 국내 리그로 복귀한 ‘너구리’ 장하권(담원 기아)과의 맞대결도 예정돼있다. MSI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한 최우제가 서머 시즌에도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