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처럼회’ 해체 바람 거세져…일각 “계파 청산 행태 멈춰야”

민주당, ‘처럼회’ 해체 바람 거세져…일각 “계파 청산 행태 멈춰야”

이상민 “패거리 정치 극복하려면 해체해야”
민형배 “계파로 모는건 정치폭력”

기사승인 2022-06-16 06:00:45
여권 초선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해 8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김승원, 황운하 김용민 의원,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문계(친문재인) 사이에서는 초선 강경파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검찰 개혁을 밀어붙여 중도층 민심 이반을 야기했으며, 실질적으로 친이재명계의 모임으로 분류되고 있어 패거리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선 해체해야 된다는 주장이다.

반면 처럼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계파’로 모는 정치 공세를 그만하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당 일각에서는 이같은 난타전이 계파 청산 행태로 보여진다며 서로를 향한 총질을 멈춰야 한다는 우려를 표했다. 

‘처럼회’에 속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해체론과 관련해 “근거도 논리도 빈약하기 짝이 없는 정치공세”라며 “‘처럼회’를 계파로 모는 건 정치폭력이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 의원은 “‘처럼회’는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계파모임이 아니다. 처럼회를 대표하는 인물이 따로 있지 않다. 회원들 성향도 제 각각”이라면서 “처럼회는 ‘개혁’을 중시하는 의원 20명 정도가 함께 참여하는 연구모임이다. 굳이 분류한다면 계파라기보다 정파쯤 될 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힘 vs 민주당 전선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개혁을 대표하지 않으면 도대체 무얼 할 수 있겠나. 이렇게 말씀드리면 혹자는 민생이 우선이라고 반론한다”며 “두 번 말할 필요 없이 개혁이 민생이다. 민생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개혁과 민생은 서로를 돕는 보완재 역할을 한다”고 했다. 

앞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도 전날 ‘처럼회’ 해체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황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럼회’는 계파 모임이 아니며, 섣불리 (해체를) 촉진하다 보면 분열이 촉진될 수 있다”며 “이분들이 무엇보다도 사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시대적 과제라 볼 수 있는 정치나 검찰 개혁의 과정에 기꺼이 순교자가 될 수 있다는 어떤 헌신의 각오가 돼 있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럼회’ 해체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우선 ‘처럼회’도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이 직면한 위기 상황에서 서로 남의 탓은 좀 자중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며, ‘처럼회’도 지금의 상황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일각, 처럼회 해체 주장 “국민 실망스럽게 했다. 이미 평가의 무대에 올라있어”

반면 처럼회 해체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청문회 당시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줬으며 단순 공부모임이 아닌 계파이기 때문에 해체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병원 의원은 지난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처럼회 소속 회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보여줬던 모습은 굉장히 국민을 실망스럽게 했다”면서 “국민의 실망스러운 평가에 대해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이 한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 모 교수’를 한 후보자 딸의 이모로 오인하거나, 최강욱 의원이 ‘한국3M’을 한 후보자 딸 이름으로 알고 질문한 것 등에 대해 거론한 것이다. 

김민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책 집단으로서의 처럼회는 선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미 평가의 무대에 올랐다”며 “검찰·부동산 관련 대표 입법의 타당성부터 한 장관 청문회의 집단 성적 등까지 엄히 자평하고 자기 혁신과 자진 해체 중 진로를 고민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했다.

나아가 이상민 의원은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처럼회를 비롯해 민평련, 민주주의 4.0, 더좋은미래 등 모두 공부모임 하는 것처럼 둔갑했지만 계파로 작용한다며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끼리끼리 만나는 패거리 정치를 극복해 나가려면 이미 하고 있는 그런 것들을 해체하는 그런 조치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계파끼리 적당히 봉합하고 야합해서 진행해왔다. 지금까지 곪아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처럼회 해체 난타전 우려도...“서로에게 책임론 프레임 씌우고 계파 청산하려는 행태” 

당 일각에서는 팬덤정치가 극에 달했다며 처럼회라는 집단 존재 유무 보다는 내로남불, 온정주의, 강경주의 등 집단 이익을 앞세워 국민을 실망시켰던 태도들에 대한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처럼회가 바람직하다고는 보이지 않지만, 단지 지금 처럼회가 모든 계파의 부작용을 대표한다는 것은 처럼회와 대립적 위치에 있는 집단의 수세적인 입장 같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팬덤 정치가 지난 5년간 극에 달했다고 본다. 지금도 각각 계파를 가지고 싸우고 있고, 온갖 모임과 포럼과 행사들을 열고 있는 마당에, 특정 계파를 찍는 것이 과연 진정성 있는 행위인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처럼회라는 집단의 존재 유무 보다는 내로남불, 온정주의, 강경주의 등 집단 이익을 앞세워서 국민을 실망시켰던 태도들에 대한 반성과 쇄신이 필요하다”며 “서로에게 책임론 프레임을 씌우고 상대 계파를 청산하려는 행태들이 보이니 국민들은 ‘반성’이라는 말이 와닿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처럼회가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할 때 중도층 지지를 잃은 것은 맞지만 해체까지 해야할 정도인지는 의문”이라며 “당 내에서도 계파 갈등이 심해져 우려를 표하는 의견들도 많다. 대선과 지선 참패 후 내부에선 계파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같은 노선이냐 아니냐를 두고 갈라치기를 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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