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 ‘제우스’ 최우제와 1년 연장 계약에 합의한 데 이어 16일엔 ‘오너’ 문현준과 2024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시즌과 비시즌 구분 없이 선수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일찌감치 내부 단속에 들어간 모양새다.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한 주전 4인과 최소 내년까지 동행하게 된 T1은 전력 안정화에 성공, 향후 몇 년간 리그 정상에 군림할 동력을 얻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높은 평가를 받는 이들을 붙잡을 수 있었던 건 CEO 조 마쉬를 비롯한 T1 프런트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다. 팀 내에서 선수가 가지는 의미, 비전을 제시하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조 마쉬는 15일 쿠키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T1에 처음 도착했을 때 11월에 선수들과 계약하는 것은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스포츠 세계에선 일 년 내내 선수들과 계약하곤 한다”며 “우리는 조직의 일원이 되고 싶은 재능 있는 선수들이 재계약에 관심이 있을 때, 시즌이든 비시즌이든 그들을 붙잡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례로 ‘케리아’와의 계약을 연장하는 건 우리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였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서포터다. 그를 T1의 일원으로 계속 함께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과 재계약에 성공한 T1은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를 앞두고는 ‘케리아’ 류민석과 발 빠르게 재계약했다. 류민석은 당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른 시점에 구단에서 적극적으로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주시고 추진해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T1은 류민석과 계약한 시점에 최우제와도 재계약 과정에 돌입했다. 선수에게 의사를 전달했고, 대회가 마무리 된 뒤 본격적으로 교감을 나눴다. T1의 적극성에 최우제도 선뜻 마음을 열었다. 조 마쉬는 “제우스, 오너, 구마유시와 같은 많은 선수들이 아카데미 시절부터 우리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조직과 선수들 간엔 친밀함이 있다. 일찍 계약을 맺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T1에서 뭔가 특별한 것을 만들고 있고, 선수들이 계속해서 함께 성장하기를 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선수 명단을 고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T1을 향한 선수들의 애정도 재계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02년생(류민석‧이민형‧문현준), 04년생(최우제)에 불과한 이들은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시즌 전승 우승을 차지하는 등 주가를 높이 올린 상태다. 시장에 나오면 거액의 오퍼를 제안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계약을 일찌감치 연장하지 않는 편이 실리에는 맞다.
그러나 선수단은 T1의 선수로 남길 원했다. 문현준의 경우 1년 재계약에 합의한 지 6개월 만에 또 한 번 계약을 1년 연장했다. 팀을 향한 강한 소속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현준은 쿠키뉴스에 “지금 팀원들이랑 함께 하고 싶었다. 이번 서머 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MSI를 준우승으로 마친 T1은 서머 시즌 우승, 나아가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노린다. 17일 오후 8시 농심 레드포스와 벌이는 맞대결이 그 첫 걸음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