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경제정책’ 증권거래세 0.2%로 인하…금투세 2년간 유예

‘尹정부 경제정책’ 증권거래세 0.2%로 인하…금투세 2년간 유예

기사승인 2022-06-16 21:43:20
정부가 내년 증권거래세를 0.20%로 낮추고 주식 등 금융투자소득과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는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 기간 주식 양도소득세는 한 종목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만 납부하도록 한다.

정부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내년 코스피·코스닥 거래세 0.20%…금융투자소득세 2년 유예


정부는 우선 증권거래세를 현재 0.23%에서 내년 0.20%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당초 정부는 오는 2023년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도입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0.15%로 인하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금투세 도입을 미루고 거래세는 소폭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에는 세율 0.05%에 농어촌특별세 0.15%를 포함해 0.20%의 거래세가 부과되고, 코스닥 주식은 세율을 0.20%로 맞춘다.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금투세 시행은 2년간 유예한다.

이 기간에는 현재 시행 중인 대주주 과세 제도를 유지하되 주식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국내 상장 주식의 경우 종목당 10억원 또는 일정 지분율(1∼4%)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만 양도세를 납부하게 돼 있는데, 향후 2년간은 한 종목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대주주만 주식 양도세를 납부하게 된다는 의미다.

초고액 주식 보유자를 제외한 대다수 주주에 대해서는 주식 양도세가 사실상 폐지된다고도 볼 수 있다.

이후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2025년부터는 일단 금융투자소득 과세를 시행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금융투자소득 과세가 시작되면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천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는 누구나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2년 뒤 시장 상황이나 투자자 여론에 따라 금투세 시행이 재차 유예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기재부 고광효 조세총괄정책관은 경제정책방향 브리핑에서 “금투세는 일단 2년 유예하고 2년 뒤에 시장 상황을 봐서 (시행을)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어렵게 마련한 금투세제가 자칫 수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투세도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된 제도인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야당이 금투세 시행 유예를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0년 6월 ‘금융 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금투세 부과 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정부는 2000만원을 넘는 주식 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려 했으나 투자자 여론이 악화하면서 기본 공제금액이 5000만원으로 올라갔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 투자자의 97.5%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추산됐다.

결국 실제로 금투세를 납부하게 될 사람은 극소수의 고소득자뿐이어서 금투세 유예는 ‘부자 감세’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상화폐 과세도 2년간 유예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가상화폐 과세도 2년간 유예된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가상자산에 투자해 250만원(기본 공제금액)이 넘는 소득을 낸 사람은 20%의 세율로 세금을 내야 하는데, 과세 시점을 2025년으로 재차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2021년 10월부터 가상자산 과세를 시작하려 했으나 법안 통과 과정에서 과세 시점이 2022년 1월로 3개월 미뤄졌고, 이후 세금 부과 연도가 2023년 1월로 또다시 1년 연기된 상태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가상자산 과세 시점에 대해 ‘선 제도 정비·후 과세’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관련 제도가 충분히 정비되지 않으면 세금을 매기지 않겠다는 것인데, 사실상 추가 연기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상속·증여세 인적공제 확대도 추진…세법 개정안서 발표 예상


상속·증여세 완화 방안의 경우 당초 사전 브리핑에선 포함됐으나, 실제 경제정책방향에서는 빠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성인 자녀 1인당 5000만원까지인 상속·증여세 무상 증여 한도(인적공제)를 상향해 세 부담을 낮춰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하반기 세법 개정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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