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 수양물류사와 화물 차주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화물차주들은 수양물류에 운임비 30% 인상을 요구하며 원청인 하이트진로 측에까지 행동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들의 소속은 수양물류인 만큼 운임비 등과 관련해서는 뱔개의 회사인 하이트진로에게 교섭 권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조합원들은 24일 오전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월부터 파업을 이어온 하이트진로 화물차 노동자들은 이날 하이트진로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통보받았고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수동 하이트진로지부 청원지회장은 “하이트진로가 대체수송을 위해 우리 운임의 수십배에 달하는 용차를 이용하면서도 하이트진로 화물노동자들에게는 7억2000만원 손해배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들은 운임료 30%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6월 기준 현재 이천공장에서 성남, 용인, 하남, 안양, 부천, 천안까지의 주류 운반비(화물차 18~21톤, 22파렛트 기준)는 14년 전인 2008년에 비해 감소했다.
예컨대 왕복 64km 성남의 경우 파렛트 1개당 운임비는 2008년 10만8096원에서 2022년 10만6920원으로, 공병 페렛트 1개당 운임비는 2만9146원에서 2만8829원으로 감소했다. 소요되는 비용은 5만752원이고, 이들의 실질적인 수익은 8만4997원이다. 조합 관계자는 “화물노동자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통해 계약 갱신을 해야 하는 상시적인 고용불안 상태에 있다”며 “수년 전과 같은 운임을 받아오며 과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화물차주들의 소속은 수양물류이기 때문에 운임비 등에 관련해서는 해당 기업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무리 자회사지만 본사가 노사 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것.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의 100% 자회사다. 현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감사 등 4명의 임원 중 3명이 하이트진로 상무와 전무 출신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운임비 30% 인상을 수양물류에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양물류는 별도 물류회사이고 물류사 경영자들이 더 잘 알고있으며 이는 엄연한 양측간의 계약관계"알고 말했다.
집단해고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하이트진로는 수양물류 파업 노조원들이 소속된 두 곳의 업체와 계약을 해지했거나 해지를 통보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차주분들이 3월 부분파업 때부터 3개월 가까이 업무 이행을 하고있지않으므로 물류 차질이 계속해서 빚어지자 수양물류에서는 계약이 만기되는 7월까지 업무에 복귀하지않으면 해고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양물류 소속 차주들 중 70%는 계약을 맺고 업무를 이행 중이다. 나머지 30% 정도가 화물연대 측에 가입, 화물연대가 개입하면서 불법파업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계약해지는 명미인터내셔널 소속 33명에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회사 손해가 막심하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노조 파업으로 물류 추가 비용 등 손해가 극심하다”며 “수양물류 측에서도 계속해서 이들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입장차가 큰 만큼 상황이 나아지고 있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