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이 전하는 정오의 음악 선물
-코로나19 이후 2년 5개월 만에 음악회 열어
-보는 위치 따라 ‘숲속 음악회’
-위로 전하고, 위로 받는 따뜻한 시간
건국대학교병원에 오랜만에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넘쳤다.
지난 20일 낮 12시, 건국대학교병원 지하1층 피아노 광장에서 ‘정오의 음악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던 ‘정오의 음악회’는 지난 6월, 2년 5개월 만에 재개해 매주 수요일에 환자들을 위한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는 매주 화요일, 목요일에 주 2회로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연주팀은 '아트위캔'으로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의 연주 그룹이다. 아트위캔은 장애 아티스트들에게 음악교육 및 연주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 7월 창립된 단체이다.
이번 공연은 이관배 피아노 연주자의 쇼팽의 에튀드 Op.10 1번을 시작으로 막을 열었다. 첫곡에 이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4번으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이재용 클라리넷 연주자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2악장과 꽃보다 할배 OST로 유명한 클라 인 러브의 린다 행진곡(Clain Love - Linda March)을 연주했다.
양승혁 피아노 연주자는 자작곡 “서울 가는길”과 “희망찬 내일을 위해” 두 곡을 선보였다. 우병욱 클래식기타 연주자는 로망스(Romance)와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를 참석자들에게 선사했다. 이유빈 피아노 연주자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3악장과 영화 알라딘 OST Speechless로 공연은 마무리되었다.
남편이 폐암 환자여서 2주째 병원에 있다는 한 보호자는 "남편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 점심 시간 남편과 편의점에 잠깐 들렸는데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에 끌려 여기까지 왔다. 좋은 음악을 감상해 마음이 편안해졌다. 남편이 오랜만에 박수도 치고 웃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며 연주자와 병원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음악회 배경에는 대형 숲 사진이 걸려 있어 연주자 가까이서 음악을 감상하면 마치 숲속 음악회를 연상케한다.
‘아트위캔’의 피아니스트 이관배 (27)씨는 “환자분들과 음악을 통해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귀 기울여 음악을 감상하시고 곡이 끝나면 힘차게 박수를 주셔서 저희들도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 피아노 라운지는
건국대학교병원이 새 병원으로 단장한 후 2005년 9월 16일에 첫 번째 음악회를 열었고, 연주자들의 꾸준한 연주봉사로 지난 2010년 5월 12일에는 1,000회, 2014년 6월 27일에는 2,000회, 2018년 11월 7일에는 3,000회를 맞이해 성공리에 특별공연을 마쳤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2020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2년 5개월간 중단되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어쩔 수 없이 정오의 음악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환자와 방문객들에게 음악을 통해 위안을 드리는 시간이 다시 이어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