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해고 방송작가 원직으로 복직해야”

“MBC, 해고 방송작가 원직으로 복직해야”

기사승인 2022-08-08 10:53:51
8일 방송작가 유니온이 서울 상암동 상암문화광장에서 MBC ‘뉴스투데이’ 해고 방송작가들의 복직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예슬 기자

MBC 방송작가들이 복직 투쟁 2년 만에 직장으로 돌아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 유니온)은 MBC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두 작가의 원직 복직을 촉구했다.

8일 방송작가 유니온은 서울 상암동 상암문화광장에서 MBC ‘뉴스투데이’ 해고 방송작가들의 복직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장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유지향 사무국장, 김순미 정책국장과 사건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강은희 변호사, 전태일재단 박미경 기획실장,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대표,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희 미디어팀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이미지 특임부위원장이 자리했다.

해고 2년 만 복직… 두 작가가 쏘아 올린 공

앞서 두 작가는 2020년 6월 사측으로부터 프로그램 개편과 인적 쇄신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뉴스투데이’와 10년을 함께한 이들이었다. 두 사람은 그길로 서울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찾아가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노위는 이를 인정해 원직 복직과 해고 기간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주문했으나, MBC가 이에 불복하며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그 후로 2년, 법원은 작가들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 14일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정용석)은 MBC가 제기한 방송작가 부당 해고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방송작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 서면 통보를 거치지 않은 계약해지는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방송작가를 노동자로 인정한 첫 사례다. MBC는 이를 받아들이고 항소를 포기했다. 해당 판결 이후 중노위는 KBS, YTN, TBS 작가도 근로자로 인정했다. 두 작가가 쏘아 올린 공이 불씨가 된 결과다.

8일 방송작가 유니온이 서울 상암동 상암문화광장에서 MBC ‘뉴스투데이’ 해고 방송작가들의 복직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송 당사자인 두 작가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예슬 기자

“방송지원직 아닌 정규직 방송작가로 복직해야” 

방송작가 유니온은 이번 사건에 대해 “MBC 마음대로의 복직이 아닌 제대로 복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순미 정책국장은 두 작가가 방송지원직으로 복직하는 것을 언급하며 “방송지원직은 MBC가 방송작가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졸속으로 만든 ‘6두품’ 같은 직군”이라면서 “법원 판결 과정에서 근로자성을 확인받은 만큼 두 작가를 MBC 정규직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정규직 방송작가로 복직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희 변호사 역시 “새로운 직군을 만드는 건 판결 취지를 모욕하는 명백한 차별행위”라며 “다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취업규칙과 근로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마산 MBC와 방송작가의 근로자성을 두고 법적 공방을 벌였던 박미경 실장은 방송작가 권리 확보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방송사가 방송작가를 프리랜서라고 하며 마음껏 부리던 건 구시대 적폐”라며 “해고기자 출신 사장을 둔 MBC인 만큼 이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과거 세브란스병원에서 간호노조로 활동하던 일을 언급하며 울컥해 했다. 이 의원은 “방송지원직이라는 별도 직군을 만든 건 임금을 적게 주고 일을 더 시키려는 꼼수”라면서 “구조적인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배진경 대표는 “여성이 집중 포진한 직종엔 비정규직이 판을 치는 성차별이 만연하다. MBC는 내부 원칙을 점검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세를 점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행사 말미에는 복직한 두 작가가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방송작가 유니온은 MBC 사옥 앞까지 레드카펫을 깔고 이들의 복귀를 축하했다. “이들의 교섭 과정에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며 “MBC의 재발 방지 약속과 원직 복직, 진심 어린 사과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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