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 기능 더 좋을까?

병원·약국 전용 건강기능식품, 기능 더 좋을까?

유통채널 차이···일반 건기식과 허가 기준 차이 없어
전문가 진단·전문지식 통한 ‘맞춤형 서비스’가 차별점

기사승인 2022-08-13 06:00:16
드럭스토어(왼쪽)와 병원(오른쪽)에 진열된 건강기능식품 및 화장품 코너.   사진=박선혜 기자

#직장인 여성 양모(32·여)씨는 산부인과에서 임신 8주차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엽산이 부족하다며 임신 주기별로 영양소가 다르게 포함된 병원 전용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을 추천했다. 양씨는 “가격이 약간 부담됐지만 효과가 좋다고 해서 일단 구매해서 나왔지만, 시중에 파는 임산부용 엽산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듣고 조금 후회했다”고 말했다.   

#박모(55·남)씨는 5년째 고지혈증으로 약을 복용 중이다. 최근 부쩍 피로감을 많이 느꼈다. 보조제를 구입하고자 온라인 쇼핑몰을 찾았지만 종류가 많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때 약국에서 맞춤형 건기식을 만들어준다는 정보를 듣고 직접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그는 “확실히 가격은 비쌌지만 기능은 좋겠지 싶었다”고 했다.

병·의원, 약국 전용 제품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드럭스토어에서 파는 제품보다 효능이 좋을까. 대다수 소비자 사이에서는 안전성이나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유통 채널만 다를뿐 제품 기능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병원 전용 건기식을 판매하는 한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병원 전용 건기식과 일반 건기식은 허가 과정이나 인증 기준과 모두 동일하다. 약국 전용 건기식도 마찬가지다”라며 “일종의 마케팅 차원에서, 병원이나 약국에만 유통하는 제품일 뿐이다.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처방도 필요없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전용 제품이라고 해서 기능 차이가 있는 건 아니다. 회사마다 제품이 다른 것 뿐”이라며 “병원·약국 전용이라고 해서 모든 병원이나 약국에 유통되진 않는다. 의사나 약사가 직접 선택하고 판매할 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병원·약국 전용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더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서비스 유무에 있다. 전문가가 직접 소비자 상태를 진단하고 상담해주는 과정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피부과의 경우 의사가 진단을 기반으로 맞춤형 제품을 조합해 줄 수 있다. 또한 정밀 검사가 가능한 만큼 환자 피부 상태에 따른 성분을 고려해 안내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내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안과 등 진료과별로 특정 질환에 타깃한 건기식을 만나볼 수도 있다. 

약국은 병원보다 다양한 종류의 건기식을 맞춤형으로 제조해 줄 수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기존 복용하고 있는 약과 소비자 상태에 맞춰 세밀한 조합이 가능하다. 

오원식 대한약사회 건강기능식품 이사는 “건기식이라고 다 같은 건기식이 아니다. 성분과 함량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라며 “약국 전용 건기식이 비싼 이유가 있다. 약사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파는 만큼, 성분을 일일이 따져가며 선택한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들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질환이 있을 땐 복용하는 약을 고려하고 제품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저 몸에 좋다거나 유명한 제품을 고르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에게 진짜로 필요한 보조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복용해야 한다”며 “건기식을 올바르게 복용하는 방향을 알려주고, 오남용이나 부작용 우려는 없는지 모니터링하는 것도 약사의 역할, 그리고 약국 전용이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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