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표기 때 따옴표를 쓰는 이유는 [쿡룰]

일본군 ‘위안부’ 표기 때 따옴표를 쓰는 이유는 [쿡룰]

일본군, ‘위안소’ 시설 설치…외교 문제로 번져
‘위안’ 용어, 본질 가려 최근에는 따옴표 사용

기사승인 2022-08-19 06:05:08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사진=박효상 기자

“일본군 ‘위안부’” 명칭을 보면 ‘위안부’에 따옴표가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사에도, 교과서에도 ‘위안부’ 자체에 따옴표를 사용하는데요. 일본군 ‘위안부’는 무슨 의미길래 따옴표를 쓰면서까지 단어를 강조하는 건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 정부가 중일전쟁과 아시아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점령지나 주둔지 등의 위안소에 배치한 여성을 뜻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등 다른 나라 여성도 이에 동원됐습니다.

위안소 운영은 일본군의 성욕 해결과 성병 예방 등이 목적이었는데요. 이 때문에 일제강점기를 겪고 있던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여성이 불법과 강제적인 방법으로 위안소로 끌려갔습니다.

일본은 1930년대, 국제적 인신매매, 노예제 등이 금지된 국제법을 고려해야만 했습니다. 주변 국가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일본은 국가적 차원에서 ‘위안부’ 동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안부’라는 용어는 여성을 강제 동원한 것을 은폐하고 축소하기 위한 태도를 보이는 용어인 것입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그곳에서 벗어난 이후에도 여러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으며 고통 속에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8월 14일 故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해 사회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처럼 ‘위안부’는 전쟁기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인륜적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는 ‘위안부’ 동원 과정이나 실상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따옴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본질을 잊지 않고 피해 사실이 있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제도를 표현할 때는 ‘성노예 제도’, 피해자를 지칭할 때는 ‘위안부’ 피해자로 적어야 역사적 의미를 왜곡하지 않을 것입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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