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하게 검사가 이뤄지던 ‘갑상선결절’과 ‘갑상선암’의 진료지침이 개정된다. 한국인에 맞는 연구 결과를 통해 최적 기준을 만들 방침이다.
강호철 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은 19일 세종대학교 광개토관에서 열린 ‘대한갑상선학회(KTA) 진료지침 개정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갑상선결절에 대한 무분별한 초음파검사로 의료비가 급격히 증가해 사회적 우려가 있다”며 “갑상선결절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그 중 일정부분을 갑상선암이 차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감별진단을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갑상선암, 특히 크기가 작은 미세유두암에 대한 조기 진단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로 초음파 검사 시 대상자에서 50~60%가 갑상선 혹이 발견될 정도라는 것이다.
갑상선결절은 5∼10% 정도만이 갑상선암으로 진단되지만, 암에 대한 불안에 휩싸인 사람들은 소수의 부정적 확률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갑상선암 수술의 폭발적 증가와 보험부담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갑상선학회에서도 2016년 ‘갑상선결절 및 갑상선암 진료 권고안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대두되면서 합리적인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이 필요해졌다.
강 이사장은 “결절이 있다고 판단되면 기존에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검사를 진행했다. 세침흡인세포검사는 환자를 여러 번 찔러야하는 침습적 검사이기 때문에, 실상 위험성이 크지 않다면 되도록 시행하지 않는 것이 낫다”며 “양성결절환자 추적관찰도 한 달에 한번 씩 검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간격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대한갑상선학회에서는 각 유관학회에서 추천한 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외과, 이비인후과, 핵의학과 전문의로 구성된 ‘갑상선 결절 및 암 진료 권고안 개정 위원회’를 구성해 개정안의 초안을 작성했다. 또한 내일(20일) 공청회를 가진 후 수렴과정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본 진료권고안 개발의 대상질환은 성인 및 소아의 갑성선결절이다. 주요 내용은 △갑상선 결절의 적절한 혈액 검사 및 영상 검사법 △갑상선결절의 진단에 있어 세침흡인세포검사 및 분자표지자 검사의 역할 △갑상선결절의 장기추적 관찰 및 치료다.
또한 함께 진행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의 연구결과도 지침 개정에 핵심적인 역할이 될 것으로 보인다.
PACEN에서는 저-중간 위험군 갑상선암 환자의 진단 및 치료 근거를 제공하고 임상 전문가와 환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갑상선엽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 재발율, 합병증 발생률, 삶의 질 및 비용-효과’ 전향적 연구도 그 중 하나다. 이는 현재 전국 26개 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PACEN 송재관 세부작업 책임자는 “의료현장에서 통용되는 다양한 의료기술의 실질적 임상데이터를 생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며 “재발 위험성이 높지 않은 갑상선암 환자에게 수술 후 최선의 갑상선 호르몬 치료와 추적 방법에 대한 질 높은 근거를 생성해 갑상선암 치료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