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하다. 그런데 웃음의 농도가 진하진 않다. 시종일관 발랄한 분위기로 가벼운 재미를 준다. ENA 새 수목드라마 ‘굿잡’이 24일 첫 방송을 마쳤다.
‘굿잡’은 재벌 탐정과 초능력 급 시력을 가진 취업준비생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 수사물 드라마다. 배우 정일우, 그룹 소녀시대 멤버 유리, 음문석, 송상은이 출연한다.
첫 방송은 은선우(정일우)와 돈세라(유리)가 인연을 맺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은선우는 명망과 부를 가진 재벌이자 탐정으로 이중생활을 해나간다. 그는 20년 전 사라진 어머니의 목걸이 여왕의 눈물을 찾아 헤맨다. 수사를 이어가던 그는 돈세라와 우연히 엮인다. 돈세라는 독수리보다 좋은 시력을 가진 능력자다. 그는 의심스러운 행동만 하는 은선우를 범죄자로 의심한다. 극 말미에는 은선우가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다 살인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 체포된다.
상상력이 잔뜩 가미된 작품이다. 현실적인 배경에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졌다. 재벌 탐정이라는 캐릭터부터 비밀 아지트, 화려한 변장술 등 만화에서 흔히 보던 요소가 가득하다. 은선우 곁을 지키는 양진모(음문석)가 그의 친구이자 직속 변호사 겸 천재 해커라는 설정 역시 어린 시절 보던 만화를 연상시킨다. 드라마는 현실과 동떨어진 상태로 유쾌한 흐름을 이어간다. 로맨스, 코미디, 수사극을 모두 표방하는 만큼 다소 산만하다. 다만 ‘초시력’을 표현하는 연출이나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고군분투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치한 분위기 속에서 설렘과 긴장감을 어떻게 끌어갈지가 관건이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후속인 만큼 후광 효과를 어느 정도는 누린 모양새다. 이날 방송한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2.3%를 기록했다. ‘우영우’ 1회 시청률인 0.9%보다는 높으나 마지막 회 시청률 17.5%에는 한참 못 미친다. ‘굿잡’은 ENA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 수 있을까.
볼까
가볍게 볼 드라마를 찾는다면 시도해볼 만하다. MBN ‘보쌈- 운명을 훔치다’를 재밌게 본 시청자에게 ‘굿잡’은 흥미를 끌 여지가 있다. 정일우와 유리의 재회에 주목해보자.
말까
현실감 있는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에게 ‘굿잡’은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 치밀한 수사물을 원했다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