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여정 순항한 우상호號...“계파 갈등 폭발 막았다”

80일 여정 순항한 우상호號...“계파 갈등 폭발 막았다”

우상호 “당 많이 암담했지만 잘 이끌어나갔다”
박상병 “관리형 지도부로서 무난했다”

기사승인 2022-08-27 06:05:0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임형택 기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끌었던 지도부가 오는 28일 약 80일 간의 임기를 마친다. 우 위원장은 8월 28일 전당대회를 이끄는 동시에 지난 대통령 선거 및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중책을 맡았다. 또 친명과 비명 간 갈등 관리도 핵심 과제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 위원장 체제가 여러가지 과제를 떠안고 있던 당의 혼란스러운 시기에 관리형 지도부로서 조율을 잘 해왔다는 평가다. 

27일 쿠키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우 비대위원장은 현 지도부를 마무리하는 26일 비대위 기간 동안 당 내의 ‘증오’를 잠재우면서, 당 밖으로는 강한 야당으로서 선명한 방향을 잡았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인의 사당화에 앞장서지 않고 균형감 있게 당을 이끌었다고 했다.

그는 이날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고 “처음 비대위원장 됐을 때 당이 많이 암담했다. 많은 의원들이 선거에 지고 힘들어하시고 또 자신과 생각이 달리하는 분들에게 증오에 가까운 언사를 공개적으로 할 때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크숍 통해 위기를 조기에 수습한 첫 보람이 있었고, 또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는 선명한 야당의 방향을 정했으며, 민생 경제 축을 정리해나갔다”며 “민주주의 후퇴 맞서는 정치보복수습위원회를 제가 직접 맡아서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당대회 준비도 원만하게 하며 차기 지도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활동 기간 동안 특정인의 사당화에 앞장서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당을 이끌다보면 어느 한쪽에만 갈 수 없었다는 말씀을 당원들에게 드리고 싶다며 부족한 점은 그대로 봐주시고 차기 지도부가 민주당 국민 속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번 비대위는 지난 6월 10일 ‘윤호중·박지현 비대위’가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출범했다. 잇따른 선거 패배에 대한 원인을 친명 대 비명 간의 갈등이 극으로 달하는 분위기 속에 출범하면서, 갈등 조율 등 ‘통합’ ‘관리’등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실제로 우 위원장은 지난 6월 16일 선거 패배 이후 당의 혁신 방향의 조언을 얻기 위해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때 간담회에서 나온 핵심 내용도 ‘통합 정치’였고 우 위원장도 갈등과 여러 가지 이견 노출을 수습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그는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수박(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을 뜻하는 은어)’을 쓰기 시작하고 의원들 사이에서도 ‘수박’ 논쟁을 펼치며 내홍이 심화되자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고 천명하며 단어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지난 달 당내 악성 문자 방지센터를 설립해 ‘문자 폭탄’ 등을 하는 강성 지지층들의 행태를 막고자 했다. 

다만, 우 비대위원장 체제가 흔들렸던 시점은 전대 룰을 두고 당내 계파 간 갈등이 심화될 때였다. 비대위는 전준위 안을 뒤집고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중앙위 100%’로 하고, 최고위원 선거에는 권역별 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자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비대위의 결정에 반발하며 사퇴하기도 했다. 친명계도 비대위의 수정안에 격하게 반발하자 결국 비대위는 수정안을 철회했다. 

최근 마무리 된 당헌 개정을 두고도 비대위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권리당원 전원투표 우선’ 신설안 등을 포함한 당헌 개정안이 지난 24일 중앙위에서 부결되자, 비대위는 공방이 있던 해당 당헌은 제외하고 다른 당헌 개정안들을 모두 재상정했다. 이에 박용진 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포함해 비명계에서는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반발했다. 이에 우 위원장은 26일 “절충할 수 있는 안은 절충해 통과시키고 절충할 수 없는 안은 개정 반대 시 개정을 안 하는 게 순리"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우 비대위원장의 체제가 당이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에 ‘관리형’ 지도부로서 잘 했다는 평을 내렸다. 계파 갈등이 심화되던 시기에도 폭발되지 않게끔 지도부로서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모두 무난했다. 이번 지도부는 관리형 비대위였기 때문에 맡은 바 큰 무리 없이 무난하게 잘 해냈다”라며 “보통 비대위원장이 되면 이런 저런 욕심이 많아진다. 그런 권한 행사들을 하지 않고 나름 절제해가면서 다음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웠던 점은, 정치권에서 일어났던 일 중 대통령실 인사 논란도 있었고 장관들 인사청문회 등 논란에 대해선 민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내 문제에 대해선 당헌 개정 등에 대해선 조금 매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본지에 “이번 어려운 시기에 당을 잘 이끌어왔다고 볼 수 있다”며 “지도부가 오히려 오해를 받는 소지가 당헌 개정과 관련해 중앙위에 회부를 밀어붙였다는 것인데, 중앙위 회부는 비대위의 뜻이 아니고 전준위의 뜻을 받아들여서 그것을 업무대행 처리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아울러 “우상호 위원장이 소통도 잘한 편이다”며 “의원총회에서 우 위원장이 본인이 말은 안했지만 당을 위해 자기가 짐을 짊어지고 강행한 것도 있고, 이는 다음 지도부를 위해 한 것이다. 지도부가 전대 룰, 당헌 개정 등에 대해서도 전부 안고 가려고 하다 보니 잘잘못을 따지려고 하면 끝도 없을 것이고 전반적으론 좋게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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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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