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식처럼 ‘증권형 토큰’ 거래…제도정비 초안 공개”

금융위 “주식처럼 ‘증권형 토큰’ 거래…제도정비 초안 공개”

금융위,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향’ 세미나

기사승인 2022-09-06 18:26:55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형 토큰 규율체계 정립방향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가 증권형 토큰(ST, Securities Token)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올해 안에 마련하고 규율 체계 확립에 나선다.

금융위는 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형 토큰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권형 토큰의 정책 방향은 금융혁신, 시장의 공정성·신뢰성, 궁극적으로는 국민경제 발전이라는 자본시장법의 기본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검증된 증권시장의 기존 인프라를 우선 활용하되, 이미 마련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시행 시 문제점을 점검한 뒤 정식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증권형 토큰은 증권성이 있는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한 것을 말한다. 자산담보가 없는 비트코인, 루나-테라 등과는 구별된다.

미국, 유럽, 싱가포르 등은 증권법 등 기존 증권에 적용했던 규제에 맞춰 증권형토큰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자본시장 및 전자증권 제도는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나 이를 통한 정형화 되지 않은 증권의 유통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은 카사코리아, 루센트블록 등 일부 사업자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사업을 하고 있을 뿐 가상자산공개(ICO)와 STO를 금지해 왔다.

증권형토큰의 세계 시가 총액은 올 7월 기준 약 23조원(179억달러) 규모인 만큼 투자자 보호와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증권형 토큰을 포섭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지난 5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관련 규율체계의 초안을 만들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금융위는 금감원·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자본시장연구원 등이 모인 가운데 증권형 토큰의 발행 및 유통과 관련한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했다.

증권형토큰, 코스피처럼 거래한다

증권형토큰 발행·유통 체계(안). 금융위원회·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김갑래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정부‧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해 온 내용을 중심으로 정책방향을 설명했다. 금융위는 증권형토큰의 증권성 판단원칙에 있어서 투자계약증권을 준용한다. 발행시장 개선안은 당분간 현행 유가증권과 전자증권 관련 법리를 미러링하되 블록체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전자증권법을 정비, 증권형 토큰을 전자증권제도에 포섭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발행인이 직접 혹은 증권사를 통해 신청한 증권형토큰의 등록심사를 한다. 생성된 증권형토큰의 법적권리장부를 이전받아 총량을 관리한다.

한국거래소는 가칭 ‘디지털증권 시장’을 개설해 장내시장을 운영하고 증권사가 매매를 중개한다. 투자자 보호와 규제 차익을 방지하기 위해 기존 증권과 같은 유통 방식을 적용한다. 장외시장 거래는 허용하되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는 규모를 제한하기로 했다.

상장은 증권형토큰을 기존의 전자증권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다수가 참여하는 대규모 거래를 기록하는 데에 한계가 있고 기술이 표준화돼 있지도 않아 거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투자계약증권과 증권형 토큰은 시장 내 유통 관련 자본시장법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면서 “특정 가산자산 또는 토큰의 증권성은 사안별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나 법 적용의 예측가능성을 위해 가이드라인에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에 대한 예시를 포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만 증권성 판단 원칙은 결국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은 기계적인 증권형 토큰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증권성 심사 절차의 실질적 기준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발행인은 가이드라인을 보고 불분명한 부분이 있을 경우 충분한 자료에 감독당국에 증권성 여부를 질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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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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