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격 줄인상에…MZ세대 “품질개선 이뤄진다면 OK”

식품가격 줄인상에…MZ세대 “품질개선 이뤄진다면 OK”

기사승인 2022-09-14 06:30:01
사진=안세진 기자

추석 이후부터 라면, 스낵 등 잇따른 식품 가격 인상이 대거 예고된 가운데, MZ세대들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단순히 ‘물가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이유에 그치지 말고 향후 제품의 질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행보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오는 15일부로 전체 60개 생산제품 중 파이,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 주요 제품별 인상률은 초코파이 12.4%, 포카칩 12.3%, 꼬북칩 11.7%, 예감 25.0% 등이다.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농심도 오는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다. 팔도도 다음달 1일을 기점으로 팔도비빔면 등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등 다른 업체들도 라면 가격 인상 도미노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는 입을 모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재료 수입단가가 올라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국내 원유 가격도 이르면 다음달 오를 예정이어서 우유뿐 아니라 치즈와 버터를 재료로 하는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는 입을 모아 “그간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실적 차원에서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가격인상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물가상승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이유에 그치지 말고 향후 제품의 질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행보를 함께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학생 A씨(23)는 “제품가격이란 것이 오르기는 하는데 물가가 안정된다고 다시 떨이지진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실적만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 쉬울 수밖에 없다”며 “가격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단순히 물가상승 때문이라는 이유만 밝히는 데에 그치지 말고 향후 제품의 질과 서비스에 대한 언급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29)는 “전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이 이뤄지고 있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는 만큼 가격인상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알지만 안타깝다”며 “과거에 비해 제품 양과 사이즈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데 가격만 말도 안되게 오르니까 비판 여론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는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소비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합당한 이유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들 사이에서는 최근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는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고가 명품 소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무지출 챌린지는 각자 상황에 맞게 지출을 안 하거나 극단적으로 소비 규모를 줄이고, 이 내용을 가계부 형식으로 적어 SNS에 인증하는 행위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그야말로 ‘가치소비’를 하는 소비자다. 값 싼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본인의 가치와 맞는지를 따지고, 고가의 제품에 대해서도 필요에 의해 지갑을 선뜻 열기도 한다”며 “앞으로 식품업체들은 제품과 기업 가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MZ세대들의 이같은 특성을 반영해 소통을 해나가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