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적자 속 통 큰 베팅…공장시설에 215억 투자

영진약품, 적자 속 통 큰 베팅…공장시설에 215억 투자

세파 항생제 제품 생산라인 증축 목적…지난해 공장 가동률 감소에도 진행 결정
건기식 제품도 직접 생산, 남양공장 규모 확대 필요성도 반영

기사승인 2022-09-24 06:00:09
남양공장 전경.   영진약품

영진약품이 매출 부진 속에서도 공장시설 확대에 200억원대 투자를 진행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후 주력 제품 수출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에 베팅을 건 셈이다.

22일 공시에 따르면 영진약품은 남양공장 세파항생 주사제 생산라인 증축을 위해 215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20.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설비 노후화를 개선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2022년 9월22일부터 2025년 6월30일까지 진행된다.

영진약품의 이번 투자 결정은 도전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영진약품은 7분기 연속 적자 상황이다. 2019년 2205억원으로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이후 2020년 2085억원, 2021년 1961억원까지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2018년 -22억원에서 2019년 100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2020년 4억원, 2021년 -139억원으로 다시 적자로 들어섰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116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적자폭이 커졌다. 

따라서 현재 자기자본금 1049억원 중 20.5%에 해당되는 215억을 투자한다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한 적자상황에서 회사 측은 차입한도를 활용, 즉 돈을 빌려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다.

항생제 계열 해외 판매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최근 3년간 세파항생제 완제 및 원료 수출 물량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직격타를 맞았다. 항생제는 영진약품의 주력 제품이자 생산 제품으로 매출과 가장 직결되는 품목이다. 

매출 품목에 따른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제품 수출액은 2019년 631억, 2020년 585억, 2021년 228억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남양공장 항생제 생산 가동률도 정제 경우 2020년 93.6%에서 2021년 44.5%로 떨어졌다. 캡슐제(14.1%→11.5%)와 분말주사제(77.4%→47.4%)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영진약품은 코로나19 이후 독감의 재유행, 새로운 감염을 고려해 항생제 수출이 다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타 제약사들도 해외 상기도 감염 사례 증가 등으로 인해 세파계 항생제 수요가 급증, 공장 생산라인을 풀가동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 영진약품은 위탁제조업체에게 맡겼던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 남양공장 확대를 통해 생산제품 인프라를 넓힐 계획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일본 주요거래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구매가 어려워졌고, 동남아와 중국 등에서는 항생제 중간체(항생제의 기초원료) 품목 허가 및 등록 지연되며 수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기존 거래처의 관계 유지를 통해 매출 및 수익 안정화를 도모하고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한 성장 기반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자사생산 제품 중심 매출 및 이익 성장을 통해 영업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영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4월 취임한 이기수 영진약품 대표는 지난 6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3년 뒤 흑자전환을 이루겠다’며 포부를 내보인 바 있다.

영진약품은 올해 창립 60주년 중견회사로, 2003년 KT&G에 인수됐다. 현재 남양공장 부지 주변으로 2017년 영진바이오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 받은 이후 2021년 준공인가를 획득, 향후 점진적으로 자동화 창고 신축, 생산시설 확충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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