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 총리, “일본이 충분히 사죄해야 한일 문제 해결”

일본 전 총리, “일본이 충분히 사죄해야 한일 문제 해결”

기사승인 2022-09-24 18:17:08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24일 전북 정읍시 태인면에 있는 3·1운동 기념탑을 찾아 헌화·참배한 뒤 정읍시청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24일 “일본이 무한책임의 자세를 가진다면 한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전북 정읍시청에서 한 ‘세계평화 및 한일 문화 경제협력 교류 특별강연’에서 “한일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본의 태도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은 위안부,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 등에 대해 더 이상 논의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일본의 무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과거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지화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지 말고 사죄해야 한다”면서 “(임진·정유재란) 당시 진도 백성들이 숨진 일본 수군을 수습해 묻어준 역사적인 장소인 진도 왜덕산에서 용서와 화해를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3·1운동에 대해 “일본의 식민 치하에서 벗어나기 위한 운동으로, 당시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면서“이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크라이나나 중국·대만 문제도 결국 3·1운동과 같은 민족 자결의 문제로, 최근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움직임”이라며 "세계가 앞으로 이런 민족 문제를 잘 해결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남 진도 주민들이 명량해전 당시 전사한 왜군들의 위령제를 지내주고 있다”고 소개하며 “많은 일본인이 이를 안다면 한일 관계가 좀 더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진도 왜덕산의 위령제에 참석한 뒤 정읍 태인의 3·1운동 기념탑을 참배했다. 진도 왜덕산은 명량해전에서 목숨을 잃고 진도 고군면 오산으로 밀려온 왜군 시체를 주민들이 ‘시체는 적이 아니다’며 수습해 묻어준 곳이다.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었다’해서 왜덕산으로 이름을 붙였다.

미국을 순방 중인 김영록 지사는 이에 대해 이날 즉시 환영 입장문을 통해 “하토야마 전 총리의 공식적인 사과를 계기로 일본은 과거 자국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한·일 양국 간 화해와 공존의 분위기를 확대 조성하는 기회를 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지난 1998년 한·일 관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해 한·일 양국이 화해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지향적 평화와 협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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