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만 보이는 외계인? ‘글리치’ [들어봤더니]

내 눈에만 보이는 외계인? ‘글리치’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9-27 18:17:22
넷플릭스 ‘글리치’ 스틸컷

어느 날 남자친구가 사라졌다. 다음달 7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가 미스터리 동호회에서 재회한 중학교 동창 보라(나나)와 함께 사라진 남자친구를 찾는 작품이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선 외계인과 관련된 SF와 친구들의 우정, 코미디가 뒤섞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를 연출한 노덕 감독이 넷플릭스 ‘인간수업’를 쓴 진한새 작가와 함께 만들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글리치’ 제작발표회에서 노덕 감독과 배우 전여빈과 나나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글리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노덕 감독. 넷플릭스

“‘글리치’엔 그런 의미도 있지만…”

제목인 ‘글리치’는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오작동이나 버그를 의미한다. 드라마에선 지효가 처한 상황을 은유하는 말로 쓰인다. 지효는 중학교 시절 실종된 기억이 사라지고 외계인이 보이는 등 보통 사람과 다른 고민을 간직한 것처럼 보인다. 노덕 감독은 “지효가 겉으로 보기엔 문제없이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라며 “하지만 그 안엔 본인만 아는 고민이 있고, 그걸 해결해야 하는 순간을 맞이한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글리치’ 스틸컷

“특정 단어나 장르로 설명할 수 없어”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대부분 무겁고 어둡다. 새로운 존재를 알 수 없어 생기는 두려움과 불안을 그리기 때문이다. ‘글리치’는 시종일관 밝고 경쾌하다. 등장하는 대머리 외계인도 귀엽게 보일 정도로 가볍게 그려진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과 감독은 ‘글리치’를 복합장르라고 여러 번 설명했다. 기본 소재는 미스터리지만, 두 명의 주인공을 따라가는 버디 물로 볼 수도 있고 SF 스릴러 요소도 존재한다. 외계인이 실제 존재하는지, 아니면 지효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노덕 감독은 “외계인은 다변화되고 이중적인, 여러 의미로 확대 해석되는 존재”라며 “장르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다. 외계인보다 감정적인 서사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글리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전여빈과 나나. 넷플릭스

“외계인이나 SF가 중요한 게 아냐”

진한새 작가는 현실을 다룬 ‘인간수업’과 달리,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리치’를 썼다. 외계인과 미스터리 등 흥미로운 소재를 어떤 메시지로 다뤄야 할지 고민이 깊었다. 노덕 감독은 “믿음과 신념이 제작 초기부터 ‘글리치’의 핵심 키워드였다”라며 “실존보다 믿음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하는 물음을 던진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만들면서 구체적인 무엇이 없어도 내가 믿는 게 무엇인지, 그 믿음으로 무엇을 만드는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미스터리의 실체보다 그것에 다가가는 인물에 주목해달라며 “인물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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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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