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이즈니 버터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버터들로부터 깊은 맛과 향이 나는 이유에는 생산 과정에 있어 엄격한 품질 관리가 존재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버터의 원재료가 되는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의 동물복지부터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국립낙농협의회 ‘끄니엘’(CNIEL)이 주관하고 유럽연합(EU)가 지원하는 프랑스 버터 홍보 캠페인 ‘버터 오브 유럽’ 행사가 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시그니엘 서울 레스토랑 총괄 파티시에 제레미 키틀 셰프가 나서 마이크를 잡고 프랑스 버터 홍보에 나섰다. 현장에는 국내 식품업계 기자들을 비롯 푸드 칼럼니스트, 베이킹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했다.
이날 제레미 키틀 셰프는 “프랑스 버터는 베이커리와 페이스트리에 고전적이며 부드러운 맛과 향을 담아주기 때문에 필수적인 재료”라며 “프랑스 버터에는 첨가물이 전혀 들어있지 않아 섬세한 표현을 낼 수 있으며 특유의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버터의 장점으로는 비타민 A와 D가 풍부하고 일반 버터보다 지방 함량이 낮아서 요리할 때 오일 대신 버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자부했다.
프랑스의 버터 제작 공정은 5000년 이상의 시간을 거치면서 가다듬어져 왔다. 1988년부터 버터에 대한 정의를 법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 이를 준수하는 제품에만 버터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프랑스 버터는 최소 82% 이상의 유지방이 포함되어야 하고, 가염 버터용 소금 외에는 방부제를 첨가할 수 없다. 또한 크림에 생균을 넣어 특유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높은 버터 품질에는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프랑스는 온화한 기후조건과 넓은 초원, 적절한 강우량 덕분에 낙농산업이 크게 발달, 현재 730여개의 유제품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통상 농장은 가족이 운영하며 평균 90헥타르의 땅에서 약 30~120마리의 소가 방목된다.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는 유럽의 주요 버터 생산국가 중 하나로도 꼽힌다. 유럽 시장은 물론, 전 세계 많은 국가에 버터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 또한 프랑스 버터의 주요 수입국이다.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8% 증가한 4056t의 프랑스 버터를 수입했으며, 이는 2015년 수입량 대비 4.9배 증가한 수치이다.
키틀 셰프는 “프랑스 버터는 AOP 인증을 받은 버터다. 이 인증은 제품이 지역 재료, 전통적 제조 방법 등을 사용해 생산됐음으로 보증하는 유럽 라벨”이라며 “유럽에는 총 7개의 AOP 인증 버터가 있다. 이중 프랑스에서는 샤랑뜨 푸아투 버터, 이즈니 버터, 브레스 버터 3군데에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프랑스 버터 생산업체들은 동물복지에도 철저한 신경을 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버터의 생산 및 가공단계 전 과정을 관리·감독해 완제품의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동물복지에 따라 소들은 초원에서 1년6개월 이상을 보내야 한다. 또한 사료의 90% 이상은 농장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곡물로 이용된다.
착유 과정에 있어서도 철저한 위생 절차와 조건을 준수하고 있다. 프랑스산 우유는 농장에서 모두 100% 견본을 채취 및 검사하고, 다시 전문 연구소에서 객관적으로 교차 분석을 수행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품질을 보장한다.
프랑스 버터는 천연버터의 특유의 맛과 풍미를 통해 여러 유명 셰프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엔제 지앙 중국 페이스트리 셰프는 “버터의 품질이 제품의 맛과 부드러움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프랑스산 버터로 만든 케이크나 빵은 자연스러운 우유 향이 오래 지속되고 제품에 부드러운 식감을 부여한다”며 “천연 프랑스산 버터 특유의 가볍게 발효된 향이 마음에 든다. 완제품의 자연스러운 향은 오랫동안 지속될 뿐 아니라 페이스트리에 풍부한 맛을 더해 주고 촉촉하면서도 섬세한 식감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허니비케이크 CEO이자 설립자 및 페이스트리 셰프를 맡고 있는 조은정 셰프는 “버터는 페이스트리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라며 “같은 레시피를 사용하더라도 다른 버터를 사용하면 완전히 다른 제품이 탄생하게 되기도 한다. 버터는 페이스트리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버터를 선택해야 한다. 버터의 온도에 따른 식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