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분자합성 기술 만든 과학자들에게

노벨화학상, 분자합성 기술 만든 과학자들에게

노벨위원회, 베르토지·멜달·샤플리스 수여

기사승인 2022-10-05 20:51:35
노벨 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미국의 K. 배리 샤플리스 박사(81) 등 3명을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샤플리스 박사는 2001년 특수구조 화합물 합성법을 개발한 업적으로 이미 한 차례 노벨 화학상을 받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로는 암 치료제와 같은 신약 등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합성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캐럴린 R. 버토지(56·미국), 모르텐 멜달(68·덴마크), K.배리 샤플리스(81·미국) 세 과학자가 '클릭화학'과 '생체직교 반응'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노벨 화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릭 화학은 서로 다른 분자를 상온의 온화한 환경에서 쉽고 간단하게 결합시켜 새로운 분자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화학 분야이다. 본래 물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노벨위원회는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샤플리스 교수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멜달 교수가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기능적 화학인 '클릭 화학'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샤플리스 교수는 2000년께 원치 않는 부산물이 생성되는 것을 막으면서 빠르게 원하는 물질을 합성할 수 있는 '클릭화학'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후 샤플리스 교수와 멜달 교수는 각각 독자적으로 클릭화학의 최고 성과로 꼽히는 '구리 촉매 아지드-알킨 고리 첨가 반응'을 개발했다. 이 반응은 현재 신약 개발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버토지 교수는 클릭 화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 이 반응을 미생물 같은 살아있는 생명체 내에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버토지 교수는 살아 있는 생물체 내에서 세포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클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생체직교반응'을 개발했다.

특히 샤플리스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두번째 화학상을 받은 영광을 안았고 역대 5번째로 노벨상을 두 번 받는 과학자 반열에 오르게 됐다. 그는 2001년 각종 의약물질 등 특수한 구조를 가진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와 그 반응법을 개발한 공로로 윌리엄 S. 놀즈(미국), 노요리 료지(일본) 교수와 함께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웨덴 왕립 과학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벨 위원회가 2022 노벨 화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학자들은 오랫동안 더 복잡하고 특별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화학물질을 합성하기 위해 새로운 화학반응들을 연구해왔다. 이런 반응은 신약 개발 등에 특히 중요하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세 과학자가 발전시킨 클릭과학과 생체직교반응을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 구성단위들을 더 쉽게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제처럼 특정 목적을 가진 신물질을 합성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요한 외크비스트 노벨화학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화학상 수상 업적은 지나치게 복잡한 물질이 아니라 쉽고 간단한 물질을 이용해 신물질을 합성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라며 "(이를 이용하면) 특정 기능을 가진 분자들을 단순한 경로를 통해 합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현재 이들의 연구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세포를 탐구하고 생물학적 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면서 과학자들은 생물직교반응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표적 암 치료제 효과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클릭 화학과 생체직교반응은 화학을 기능주의 시대로 이끌었으며 이는 인류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화학상 수상자 3명은 노벨상 증서 및 메달과 함께 1천만 크로나(약 13억원)의 상금을 3분의 1씩 나눠 받는다. 올해 시상식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상식이 축소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던 2020년과 2021년 수상자까지 이번에 함께 자리할 예정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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