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러’ 박재혁 “세나 보고 열 받아… 롤드컵 우승해야 될 이유 있다” [롤드컵]

‘룰러’ 박재혁 “세나 보고 열 받아… 롤드컵 우승해야 될 이유 있다” [롤드컵]

기사승인 2022-10-10 12:20:27
룰러 "세나보고 열 받았다" 🤬 "롤드컵 꼭 우승해야 될 이유 생겼다" 젠지 경기력과 메타에 대한 생각은? | 2022 롤드컵 | 젠지 vs 100시브즈 | 쿠키뉴스

“체이스 센터에서 한다고요? 멋지겠다, 꼭 우승해야겠어요.”

‘룰러’ 박재혁(젠지 e스포츠)은 ‘2022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그룹스테이지 3일차 경기를 승리로 장식 한 뒤,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이같이 말했다. 

박재혁의 소속팀 젠지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하지만 그룹스테이지 1일차 경기에서 중국 프로리그(LPL)의 4시드 로열 네버 기브업(RNG)에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젠지는 북미 2시드 100시브즈와의 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 선봉에는 박재혁이 섰다. 하단 라인전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것을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다. 

박재혁은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경기지만, 단순하게 게임을 생각하려고 하고 있는데 거기에 맞게 라인전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기가 생각대로 잘 풀렸다면서 “바텀 라인전이 너무 유리해서 그냥 이대로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있었다. 상대 원딜과 템 차이가 계쏙 벌어질 거라서 후반만 가면 우리가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앞선 RNG전 패배는 박재혁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당시 기분을 묻자 그는 “살짝 열 받았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박재혁은 “상대도 되게 잘했지만 픽, 플레이에서 우리가 못한 부분이 좀 많았다. 전령 때는 끝나고 나서 싸우는 게 나았겠다거나, 세나-신지드를 픽 했는데 바텀이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된 부분들을 이야기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화제가 됐던 ‘세나’픽에 대해선 멋쩍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재혁은 “원래는 바텀이 서로 4, 5 픽으로 내려갔을 때 상대가 ‘카이사’ 같은 픽을 선택하 면 하려고 준비했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세나-신지드까지 준비를 하게 됐다. 충분히 괜찮은 느낌이 있어서 했는데 망했다”며 웃었다. 이어 “원딜이 많이 밴 당하고 또 4, 5픽에서 상대가 약한 픽을 하면 또 나올 수도 있겠지만,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상대가 밴픽 과정에서 세나를 잠깐 올려놓은 것에 대해서는 “이 자식들이 돌리네? 한번 맞아보자, 오늘 좀 맞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재혁은 “요새 나오는 바텀 픽이 정해져 있다. 그 안에서 픽을 해서 오늘처럼 바텀 차이를 내서 이기고 싶다”고 RNG와의 2차전 각오를 다졌다.
'룰러' 박재혁.   사진=문대찬 기자

박재혁은 롤드컵 메타에 대해 다소 고민이 많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일단 바텀만 보자면 바루스, 미포, 카이사도 있고 계속 물고 물리는 관계다. 어떤 게 더 상성이 좋을지 등을 계속 생각하다 보니 너무 꼬이더라. RNG한테 지고 좀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라인전도 잘 되더라. 메타도 우리가 만들어 가야 된다고 생각을 해서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

박재혁은 서구권 팀들에게 영감을 받았다고도 전했다. 대표적인 게 루시안-나미다. 그는 “한두 팀이 한 것도 아니고 연습 때도 간간히 나오는 픽이다. 나도 인식이 조금 바뀌었다”며 “오늘 나도 플레이 하려고 했었는데 아쉽게 밴 당했다”고 아쉬워했다. “초반 라인전이 조금 더 강해진 부분이 있다. 루시안-나미가 결국에는 라인전을 잘 풀어나가면 서로 코어가 떴을 때 나오는 폭발력이 되게 좋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쓰일 만 하다.”

박재혁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미국을 찾았다. 그는 당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는 “16년도 때 롤드컵에 왔을 때는 좋은 기억도 물론 많겠지만 안 좋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좋은 기억들만 다시 생겨서, 이번 롤드컵도 열심히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재혁은 “이렇게 환호를 받아본 기억이 있나 싶을 정도로 환호를 크게 받아서 너무 짜릿했다. ‘이 맛에 롤드컵 하지’라는 생각도 조금 했다. 끓어오르는 게 있었다”며 현장 분위기에 만족감을 전하기도 했다. 

시차 적응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몇 시에 자도 같은 시간에 깨고 있다. 피부가 예민한데 물도 조금 안 맞는 것 같다. 계속 뭐가 올라온다. 조금 어렵다.”

박재혁이 이번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에는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내가 잘해야 되는 이유가 있다. 리그에서 첫 우승을 하고 치르는 롤드컵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잘 해서 꼭 결승까지 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비밀로 하겠다. 우승을 하면 그 때 말하겠다.”

박재혁은 “어떤 팀이든 질 수 있는 대회다”라며 “로그와 프나틱이 되게 인상적이었다. 프나틱은 예전부터 잘한다고 생각했다. 로그는 정글 동선이나 라인전이 되게 강력하더라. 그걸 보고 정말 잘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재혁은 “미국에 직관을 오신 분들도 계실 테고, 한국에서 일찍 일어나셔서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신데 정말 감사하다. 그만큼 저희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계속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뉴욕=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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