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 여파로 초등학교 교원 임용 선발 인원수가 해마다 줄면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했음에도 학교 배치를 받지 못한 임용 대기자가 지난 9월1일 기준 5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용시험에 합격하더라도 합격자들이 평균 1년 이상 발령대기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이후 서울시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가 발령까지 대기한 기간은 평균 15.6개월로 집계됐다.
이처럼 예비 교사가 평균 1년 넘게 발령 대기를 하는 것은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계속 줄면서 신규 교사 자리가 생기지 않아 임용이 적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긴 발령대기 기간은 2년 6개월로, 지난 2019년 2월 서울시 합격자 15명은 2021년 9월 발령을 받았다. 임용시험 합격 후 3년 내 미발령시 무효가 되는 시효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이들 외에도 전국 725명이 2년 넘게 발령을 기다렸다.
올해 2월 합격한 540명은 지난 9월 기준 아직도 발령 대기상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86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는 내년도 공립 초등 신규교사 선발인원(115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경기도 151명, 경남 100명 등도 발령 대기상태다.
실제로 교원 임용문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초등학생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추정한 2030년 초등학교학생 수는 당초 예상치인(226만명)보다 50만명 감소한 172만명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를 더욱 줄이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은 2023년도 공립 초등 신규교사 임용시험에서 3561명을 뽑기로 했다. 2022학년도 3758명보다 197명(5.2%) 줄어든 규모다. 경기와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의 선발인원은 올애와 같거나 올해보다 적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시 또는 임용고시 관련 커뮤니티나 교육대 커뮤니티 등에서는 한숨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는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도 학급 수가 많이 줄었다” “저출산이 심한데 교대 정원은 10년동안 변한게 없다” 등의 우려하는 반응을 내놓는 반면, 일부는 “전망이 밝다곤 할 수 없지만 서울을 제외한 티오는 아직 괜찮다” “3년 발령대기 무효 시효 초과로 발령 안 난 사람은 없다” “대기 중 기간제도 방법” 등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반응이 내놓고 있다.
교육계는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질 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교사 선발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과밀학급 해소와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는 행위이며 교육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2021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초등 학급당 학생수가 26명 이상인 과밀학급 수가 3만 8711개로 전체 학급의 31.2%에 달한다. 학생수 감소에만 매몰돼 열악한 교육 현실을 방치하는 행위”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세종, 서울, 울산 등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배치를 통한 교육여건 개선에 첫발을 떼었다”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들 교육청의 노력이 다음 해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 교원정원 감축안을 내는 교육부는 교육 포기선언을 한 것인지 우리는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역시 “‘교사 확충 없이 맞춤형 교육도 없다’고 외쳤지만 정부와 교육부는 기어이 교육계의 외침을 외면했다”며 “지난 5년간 정규교원은 5016명 줄었지만 비정규직 교원은 1만2300여명 늘었다. 시도교육청에서는 20명 상단제를 도입 혹은 유지하기 위해 비정규직 교사를 선발한 것이다.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시작한 정책이 역설적이게도 비정규직 교사를 양산하며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