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햄버거 시장이 심상찮다. 지금까지 국내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였던 버거킹, 맥도날드, 롯데리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제 버거 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다. 업계는 “햄버거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브랜드별 강점 어필이 필요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이었던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조원 규모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에는 5조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같은 햄버거 시장 규모의 확대에는 세계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국내 상륙을 시도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됐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는 최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국내 사업권 계약 관련 약정서를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점포를 열 계획이다. 파이브가이즈는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한 버거 브랜드로 쉐이크쉑, 인앤아웃버거와 함께 ‘미국 3대 버거’로 꼽힌다.
슈퍼두퍼 버거도 연내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bhc그룹은 지난해 말 슈퍼두퍼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다. 올해 연말 서울 강남역 인근에 첫 매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bhc 관계자는 “아직 살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어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11월 중으로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영국 출신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론칭한 버거 레스토랑인 ‘고든 램지 버거’가 잠실에 아시아 첫 매장을 열었다. 지난 5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즐겨먹어 '오바마 버거'로 알려진 ‘굿 스터프 이터리’도 강남에서 매장을 열었다.
지난 몇 년간 해외 수제버거 시장을 다져온 데에는 2016년도에 국내 상륙한 쉐이크쉑의 공이 컸다. 지난 2016년 SPC그룹은 미국 대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을 신논현역 인근에 1호점을 오픈한 뒤 청담점과 두타점, 센트럴시티점, AK플라자 분당점 등 현재 20호점까지 매장을 늘렸다. 1호점만 있었던 시기에는 매일 오픈런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앤아웃 버거는 아직 국내 상륙 계획은 없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바가 있다. 앞서 2019년도 5월에는 인앤아웃 버거가 강남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인산인해를 이룬 바가 있다. 당시 매장 앞에는 오전 6시 경부터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버거 주문을 받기 시작한 9시30분부터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장 밖으로 줄을 섰고 10시께는 이미 250명을 넘겨 돌아가는 사람도 생겼다.
업계는 햄버거 시장 파이가 커지는 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한꺼번에 굵직한 프랜차이즈가 대거 들어오는 만큼, 각 브랜드별 개성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도 쉐이크쉑의 성공 이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 햄버거 프랜차이즈 입점을 눈 여겨 보고 있었다”며 “특히 코로나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햄버거 수요가 늘면서 국내 상륙이 속속 결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순식간에 여러 프랜차이즈 매장이 국내 론칭하게 될 경우 과거 쉐이크쉑 사례처럼 매장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더군다나 쉐이크쉑의 경우 이미 많은 지점을 운영 중인 만큼 수요 분산으로 인해 매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버거업계 관계자는 “최근 파이브가이즈, 슈퍼두퍼 등의 미국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이 연말을 비롯해 내년 국내 상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버거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대가 크다”면서 “다만 각 업체들이 저마다의 특장점을 내세워 소비자 공략을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