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근로자 안전 문제…SPC 불매운동 재점화

계속되는 근로자 안전 문제…SPC 불매운동 재점화

기사승인 2022-10-19 10:25:19
SPC 브랜드 목록. 사진=트위터 캡쳐

유통업계의 삼성으로 불리는 SPC그룹 계열의 경기 평택 소재 SPL에서 2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중심으로 SPC브랜드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PL 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고로 숨진 이후 SNS상에는 #SPC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SPC가 운영하는 브랜드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은 SPC 브랜드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 목록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목록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등 베이커리·디저트 브랜드부터 쉐이크쉑, 파스쿠찌 등 외식과 커피 브랜드 로고가 나열돼있다.

사망사고 발생 이후 SPC 측의 미흡한 사후 대처도 논란이 됐다. 회사 측은 고용노동부가 안전장치가 없는 7대에만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는 이유로 사고 이튿날 사고현장을 흰 천으로 가린 채 남은 기계 2대의 가동을 곧장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망 사고 일주일 전 공장 내 다른 생산라인에서 손 끼임 사고가 발생했지만 사측은 기간제 노동자라는 이유로 병원에 데려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회사측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해당 공장은 2017년부터 지난 9월까지 37명이 끼임, 넘어짐 등의 사고로 다치거나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바게뜨 공동행동 및 화섬식품노조는 지난 16일 SPL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SPL 뿐 아니라 전체 계열사에 대한 SPC그룹 차원의 노동환경 개선 대책 수립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노조는 공장 직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2인 1조로 작업하게 되어 있는 공정에서 피해자가 방치된 점, 평소에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을 진행하지 않고 교육을 받았다는 서명만 하도록 지시한 점 등 미비점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앞서 노동자들은 SPC그룹 및 계열사에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SPC 그룹은 지난 2017년 불법파견 문제, 2021년 사회적 합의 불이행 및 노조 파괴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동권 문제는 2017년 처음 시작됐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파리파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들은 가맹본부인 파리크라상이 아닌 협력업체에 고용돼 일하고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파리크라상이 제빵기사를 지휘감독하고 있어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제빵기사 5000여명을 파리크라상이 직접고용하라고 시정지시를 내렸다. SPC는 직접고용 대신  자회사 고용을 고집했고, 이듬해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가 제빵기사들을 고용하는 대신 3년 안에 그 임금을 본사 수준으로 맞추는 ‘사회적합의’를 했다. 하지만 제빵기사들은 현재까지 사쪽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지난 17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작업환경 개선, 시설투자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여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고가 일어난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사업장 측의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도 안전 수칙 위반 등 위법성이 없는지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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