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21일까, 어게인 2017일까. T1의 4강전에 국내 LoL e스포츠 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2022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출전한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4개 팀은 전원 8강에 진출했다. 이 중 8강에서 젠지 e스포츠와 내전을 벌여 패배한 담원 기아를 제외한 T1, DRX 등 3팀이 4강에 진출했다. LCK는 작년에 이어 4강에만 3팀을 배출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다.
국내 팬들은 롤드컵 결승전이 LCK 팀들 간의 ‘집안싸움’이 되길 내심 기대 중이다.
현재 LCK는 결승 진출을 확보한 상황이다. 오는 31일 젠지와 DRX의 맞대결 승자가 결승에 진출한다. 반대쪽 브라켓의 T1이 중국의 징동 게이밍 인텔(징동)을 꺾으면 2017년 이후 5년 만에 롤드컵 결승에서 내전이 성사된다. 당시엔 SK 텔레콤 T1(현 T1)과 삼성 갤럭시(현 젠지)가 맞붙었다.
마찬가지로 기대감을 모았던 작년 대회에선 아쉽게도 결승 내전이 불발됐다.
담원 기아와 T1, 젠지가 4강에 진출했으나 결승은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G)과 담원 기아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당시 담원 기아는 2대 3으로 분패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오는 30일 T1과 맞붙는 징동은 중국 프로리그(LPL) 서머 시즌 우승팀이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룹스테이지 B조에서 담원 기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8강에선 유럽의 서머 시즌 우승팀 로그를 3대 0으로 가뿐히 제압한 난적이다. 라이너들의 기량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팀 호흡과 단단한 운영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맞서는 T1도 전력 자체는 밀리지 않는다. 서머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이들은 이번 대회 들어 경기력이 크게 향상됐다. 그룹스테이지 A조를 5승1패 1위로 통과했고, 8강에선 중국의 로열 네버 기브업(RNG)을 3대 0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 경기력만 놓고 보면 징동을 상회할 정도다.
당초 징동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도박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베팅 사이트인 BET365에 따르면 25일(한국시간) 기준으로 T1과 징동의 배당은 1.83으로 동일하다. 전문가들도 두 팀의 맞대결 승자를 쉬이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DRX의 ‘베릴’ 조건희는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팀 체급은 T1이 훨씬 강하다. 징동은 LPL 내에서도 체급이 높지 않다”면서도 “징동은 게임을 되게 잘한다. T1이 세지만 후반 가면 징동의 알 수 없는 묘수가 많다. 누가 이길지 정말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T1 선수들은 징동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은 “징동이 여러 인터뷰나 보이스에서 T1을 만나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다음 4강전에서 보여드리겠다. 열심히 준비해서 결승까지 가겠다”고 각오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