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화값이 떨어지고 전 세계적 코로나19 엔데믹 추세와 겹쳐 발길이 끊어졌던 K-관광지에 외국인들이 북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9월 22일 금융위기 이후 약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해 한 달 넘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올리비아(미국인 관광객)는 "LA보다 물가가 싸고 여행하는데 부담이 덜 된다"라며 "예상했던 가격보다 저렴해 좀 더 좋은 호텔에서 묵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31만 9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 7087명) 대비 220.3%가 늘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한 은행 환전소 직원은 "유럽, 미국, 일본 관광객들이 요새 부쩍 늘었다"라며 "한국인 관광객분들도 여행을 갔다 오셔서 환전을 많이한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명동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심각하게 무너진 상권이었다. 점포 세 곳 중 두 곳이 문을 닫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었다.
명동에서 노점을 하는 한 상인은 "과거에는 중국인이 주 고객이었지만 요새는 아메리카, 유럽, 베트남,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늘었다"라며 "원화값도 떨어지니 현금이 있는 외국인들도 늘어나서 구매를 잘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발길 끊어진 K-관광지에 3년 만에 활기를 불어넣는 외국인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 음식점 사장은 "점차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전 일상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라며 "그동안 정말 너무나도 시기를 보내 힘들었다"라고 토로했다.
응우옌 티탄(베트남 유학생)은 "가끔 이태원에 놀러 오는데 요새 다양한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라며 달라진 이태원 분위기를 전했다.
브라이언 밀러(미국인 관광객)은 "쇼핑을 하러 왔는데 패션쇼를 구경할 수 있어 재밌다. 한국 물가가 싼 편이라 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으면 고민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taek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