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큰 이견 없이 진행되는 국회부의장 선출 건과 관련해 제동이 걸리며 정국이 더욱 얼어붙었다. 전문가는 야당의 이러한 대응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부의장 선출 불발로 여야 간 감정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한 ‘정우택 신임 국회부의장 보궐선거의 건’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0일 본회의에서 새 부의장을 선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여당 몫 국회부의장에 정우택 의원 선출을 위한 본회의 의사일정 협상을 야당에 요청했지만 169석을 가진 민주당은 이를 거부했다. 국회부의장은 재적 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되기에 여당은 민주당의 협조를 꼭 얻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민주당이 선출 일정을 미룬 이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여당의 압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검찰은 최근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에 협조하라고 밝힌 바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이후 “단순히 압수수색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국회를 모독하고 이에 사과도 하지 않는데 여당은 모든 걸 다 덮어주고 국회 구성원으로서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 해 이에 항의할 야당 입장도 있지 않나”며 “그걸 다 무시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바꿔치기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수용하느냐”고 강한 태도를 보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부의장이 우리 당의 대표를 겸하는 것은 안 맞는다고 해서 (부의장을) 교체했는데 (부의장 선출 연기에 대해) 우리가 이해할 만한 이유를 못 들었다”고 말했다.
국회부의장 선출 건뿐 아니라 ‘대장동 특검법’과 ‘서해공무원 피살사건’, ‘레고랜드발 금융위기’ 등 여야는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감사 기간 중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것을 두고 ‘당사 침탈 행위’라고 반발했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도 참석하지 않으며 강력하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는 이러한 여야 정쟁으로 국회의 관행이 깨지는 것을 부정적으로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회 일정이 유동적이어서 선출 일정이 지연되거나 한 적은 있다”면서도 “이번 경우는 일부러 하지 않은 거라서 눈길을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별로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요즘 과거 관행 중 아름다운 관행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간다”고 전했다.
이어 “스스로 아름다운 관행을 만들어가도 모자랄 판에 (국회부의장 선출 지연은) 많이 아쉽다”며 “나중에 야당이 여당이 됐을 때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내로남불’이라는 이야기를 자꾸 듣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식으로 (정쟁에)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향후에도 안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