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려도 무너지진 않았던 징동 게이밍 인텔(이하 징동)도 ‘T1산 불도저’ 앞에선 무력했다.
T1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징동과의 4강전에서 3대 1로 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1세트를 내주고도 나머지 세트를 모조리 가져오며 절정의 경기력을 뽐냈다. 이날 승리로 롤드컵 결승전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팀들 간의 내전으로 열리게 됐다.
당초 T1은 이번 대회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LCK 서머 시즌 내내 불안한 경기력을 보인데다가 결승전에선 젠지에게 0대 3으로 완패하며 평가 절하됐다.
하지만 사령탑 교체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고, 선수단이 절치부심 훈련에 돌입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끝내는 앞서 전승 우승을 차지했던 스프링 시즌의 경기력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T1은 이번 대회 그룹스테이지 A조에서 디펜딩챔피언 에드워드 게이밍(EDG)를 연달아 완파하는 등 5승 1패의 성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선 지난 5월 열린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 자신들에게 분패를 안긴 로열 네버 기브업(RNG)을 3대 0으로 꺾으며 기세를 이어갔다.
이에 T1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했다. 중국 프로리그(LPL) 서머 시즌 우승팀이자,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 징동과 4강에서 만났지만 T1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중국 현지도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애써 징동의 승리를 예측하면서도,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PL 측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T1의 폭발력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1세트는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징동의 단단한 팀 컬러에 T1이 무너졌으나 2세트부턴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불리한 상황에서 기회를 엿보던 T1은 한 번 분위기를 잡자 파죽지세로 경기를 굴려 세트를 가져갔다. 3세트 역시 기민한 움직임으로 상대의 맥을 빼놓은 이들은, 4세트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며 25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탄탄한 내진 설계의 징동도, 불도저 같은 T1을 당해낼 수 없었다.
한편 T1은 2017년 이후 5년 만에 롤드컵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아울러 이들은 2016년 이후 6년 만에 롤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상대는 31일 젠지 e스포츠와 DRX의 맞대결 승자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