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2023학년도 정시도 한 걸음 더 다가오고 있다. 자신에게 취약한 부분을 되짚고 보완, 마무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략적 준비도 필요하다. 이때, 매년 발생하는 정시 선발 방법의 크고 작은 변화를 체크하는 것이 전략적 준비에 첫걸음이 될 수 있다. 2023학년도 정시에서 주요 대학들의 변화를 살펴보자.
대학별 변경 사항
경희대는 일부 모집단위의 모집군을 변경한다. 약학과와 미술대학은 가군에서 나군으로 국제캠퍼스의 외국어대학, 전자정보대학,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은 나군에서 가군으로 선발 군을 옮긴다.
또 수능 반영 방법에 있어도 변경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한국사를 5% 반영하여 선발했지만 올해는 1~4등급까지는 만점을 부여하고 5등급부터 감점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서 인문, 사회,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탐구 반영비율이 전년에 비해 5%씩 늘어나게 된다. 또, 영어 반영 비율의 차이는 없지만 1~4등급 간 점수 차이가 작아져 실질적인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고려대는 삼성전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와 현대자동차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스마트모빌리티학부를 신설한다.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 속에서 이런 선호도 높은 기업들의 채용조건형 학과들은 높은 인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컴퓨터학과의 경우 올해 수능 확률과 통계와 사회탐구 응시생의 지원을 막고 국어, 수학(미적분/기하), 영어, 과학탐구, 한국사를 응시한 학생들만 선발하며, 사이버국방학과의 경우에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전년에 비해 강화된다.
서강대는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새로운 모집단위를 신설한다. SK하이닉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하며,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학과가 신설된다. 이처럼 선호도가 높은 모집단위의 경우 최초합격선이 매우 높을 수 있지만, 연세대, 고려대와 선발 군이 다르기 때문에 충원율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지레 겁먹어 피하지 말고 소신껏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울대는 올해 정시에 가장 큰 변화를 가진 대학이다. 첫 번째 변화는 각 고등학교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학생(학교별 2명 이내)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한다는 점이다. 수시에서는 오래전부터 지역균형전형으로 선발하고 있었지만, 정시에서는 올해 처음 선발한다. 해당 전형의 경우 지원자격의 제한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변화는 정시에서 교과평가가 도입된다는 점이다. 지역균형전형은 수능 60%와 교과평가 40%를 활용하여 선발하고 일반전형은 단계별 전형으로 변화하면서 1단계는 모집정원의 2배수를 수능 100%로, 2단계에서는 수능 80%와 교과평가 20%를 반영하여 학생 선발한다. 단순 수능 성적이 아닌 과목 이수 내용, 교과 성취도, 교과 학업 수행 내용이 반영되는데 이를 대학이 어떻게 평가할지 정확히 인지하기 어렵고, 경쟁 학생들과의 차이 역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지원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단, A, B, C 3단계로 진행되는 교과평가에서 나쁜 평가를 받기보다는 A, B로 평가받는 학생이 대부분일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립대는 계열별 모집단위를 세분화하며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역시 다르게 설정한다. 지원하고자 하는 모집단위에 따라서 내 수능 성적에 따른 유불리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지원에 주의해야 한다.
성균관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에 변화가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 40%, 수학 40%, 탐구 20%를 반영하던 것에서 국어 35%, 수학 35%, 사회/과학탐구 30%를 반영하며 자연계열의 경우 국어 25%, 수학(미적/기하) 40%, 과학탐구 35% 반영에서 국어 30%, 수학 35%, 탐구 35%로 반영비율이 변경된다. 또 자연계열 학과들의 경우 과학탐구에서 동일과목 Ⅰ, Ⅱ를 응시했을 경우 지원할 수 없었지만, 올해부터는 이런 제한을 없앤다. 인문계열의 탐구 영역 반영 비율 증가는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보이므로 정시 지원 시에 이를 참고하여 지원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연세대 정시 선발은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 채용연계형 계약학과인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신설하며 해당학과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묶어 첨단융복합학과특별 전형으로 선발한다. 이 외 스포츠응용산업학과 선택실기평가에 무용과 체조가 빠지고, 선택실기평가를 면제받기 위한 기준이 추가된다는 정도의 변화 사항이 있다.
이화여대 역시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신설학과가 개설된다.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새로 만들며 인공지능학과와 더불어서 인공지능대학을 신설한다. 인공지능대학의 학과의 경우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을 별도로 모집하여 확률과 통계와 사회탐구를 응시한 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둔다.
중앙대는 정시선발인원이 전년도 1,756명에서 올해 2,178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또한 선발인원을 늘리며 단과대학별로 모집하던 것을 학과모집으로 바꾸어 선발한다. 전년도에는 어문계열 학과들과 철학과, 사학과 등을 묶어 36명을 모집했으나 올해는 영어영문학과에서만 44명을 선발하기 때문에 전년에 비해 경쟁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모집단위의 경우 선발 군이 변경되며 문예창작, 음악학부, 전통예술학부(음악예술)의 선발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한국외대는 일부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변경된다. LD학부, LT학부, 상경대학 등 수학 역량이 조금 더 요구되는 모집단위의 수학 반영 비율이 30%에서 35%로 높아지고 영어 반영비율은 반대로 20%에서 15%로 줄어든다. 이들 모집단위의 경우 영어 반영 비율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등급 간 점수차이 역시 작아져 영어 영향력은 단순 반영 비율 하락보다도 더 크게 줄어들게 된다.
한양대는 간호학과와 연극연출, 연기 전공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변경된다. 간호학과는 수학 선택과목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고, 탐구영역은 직업탐구를 제외한 사회, 과학 탐구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단 과학탐구Ⅱ를 응시했을 때 3%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연극연출, 연기 전공의 경우 전년도 국어와 영어만 반영하여 선발했으나 올해부터는 국어 50%, 영어 30%, 사회/과학탐구 20%를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정시는 수능 영역별 반영 과목 및 비중에 따라 유불리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적용하는 대학을 살펴야 한다. 막바지 수능 대비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관심 대학에 대해 전년 대비 변동사항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