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7%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 폭을 키웠다. 특히 외식 등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물가가 치솟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등으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최근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2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5.7% 올랐다. 지난 7월 6.3%로 고점을 찍은 뒤 8월 5.7%, 9월 5.6%로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석 달 만에 상승 폭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물가의 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상승해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한 건 외식 등 개인서비스 물가였다.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지난 9월과 같은 6.4%로 1998년 4월(6.6%) 이후 최대치다. 외식은 8.9%, 외식 외 개인서비스는 4.6%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3.1% 올라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전기·가스·수도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9월 0.48%p에서 10월 0.77%포인트로 크게 확대됐다.
석유류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다. 석유류는 10.7%까지 내려왔다.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39.6%까지 치솟았던 석유류는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석유류의 물가 상승 기여도도 0.50%p로 한 달 전보다 0.25%p 줄었다. 가공식품도 9.5% 오르면서 공업제품이 6.3%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금까지의 흐름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걸 전제하면 (물가 상승률이) 6%대로 다시 올라가진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7월이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5%대의 높은 상승률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 등으로 올해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샘표식품은 지난 10월21일부터 간장 17개 제품 출고가를 평균 11.5% 올렸다. 샘표식품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도 각각 장류 가격을 13% 정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15일부터 가격을 인상했고, 대상은 10월1일부로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다.
팔도는 11월1일부터 비락식혜와 뽀로로 등 음료 8종의 출고가를 평균 7.3% 올렸다. 팔도는 이달 1일부터 라면 12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9.8% 인상한 바 있다. 팔도를 비롯해 주요 라면 회사 4곳 모두 올해 하반기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다. 업계 1위인 농심이 가장 먼저 지난 9월15일 신라면 등 26개 라면 브랜드 출고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오뚜기는 10월10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0% 올렸고, 삼양식품은 다음달 7일부터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등 13개 브랜드 제품 가격을 평균 9.7% 인상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