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매각이 이뤄질 경우 기존 계약관계였던 임실 낙농가와의 계약도 연장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3차 교섭에서는 푸르밀이 당초 통지했던 오는 11월말까지였던 사업종료 시점을 연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 논의가 성사되더라도 11월말까지 회사 매각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푸르밀 노사 간 3차 교섭이 진행된다. 앞서 푸르밀 노사는 지난달 31일 푸르밀 본사에서 2차 교섭을 가졌다. 이날 신동환 대표이사 등 사측 3명과 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직원 5명은 3시간 가량 대화를 이어갔으나 상생안 마련 등에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다만 당초 오는 9일까지였던 희망퇴직 신청 기한은 정리해고일과 같은 이달 30일로 미뤄졌다.

3차 교섭 때에는 ‘푸르밀 매각 재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차 교섭 당시 경영진으로부터 재매각 절차에 대한 내용을 들었다는 게 푸르밀 노조의 설명이다. 

회사 매각이 이뤄질 경우 계약되어 있던 낙농가들도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푸르밀이 당초 사업종료를 통지했던 11월말까지 회사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성곤 푸르밀 노조위원장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회사 매각이 이뤄지면 회사 입장에서도 낙농가가 필요할 테니 기존 임실 농가와의 계약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다만 푸르밀이 당초 통지했던 11월말까지 회사 매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업종료 시점을 12월말이나 1월까지 연장해달라고 요청은 해놓았지만 뚜렷한 답변은 없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5일 푸르밀과 계약 관계에 있는 농민 약 50명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에 방문해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따른 생존권 보장의 집회를 진행했다. 임실 낙농가는 푸르밀에만 1979년부터 40여 년간 원유를 공급해 왔다. 이들이 공급하는 원유의 양은 1년에 4만t에 이른다. 이달 말 납품 기한이 모두 끝나게 되면 원유 4만t은 모두 버려지게 된다.

낙농가 입장에서는 단순히 향후 납품처를 잃는 것에 끝나지 않는다.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잃게도 되는 셈이다. 낙농사업은 일종의 영업권인 ‘쿼터’를 매입해야 운영할 수 있다. 푸르밀 25개 낙농가가 그간 매입해서 보유하고 있는 쿼터는 30t 가량에 달한다. 시중 거래가 기준 120억원 수준이다. 이번 푸르밀의 계약 해지 통지로 인해 해당 쿼터는 모두 휴지조각이 된다.

현재 전북 임실 낙농가에서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농가는 푸르밀에 납품하는 낙농가의 쿼터를 진흥회 소속 쿼터와 동일하게 매입 보상하는 방안을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