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기업들이 쪼개진 사업들을 하나로 합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직을 통합 관리하고 중복 사업을 합치면서 시너지를 최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원산업은 2일 기존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동원그룹의 지주회사가 됐다고 밝혔다. 동원산업은 1969년 창립한 대한민국의 원양 어업 회사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지주회사 지위로 올라서게 된다. 수산과 유통, 물류 사업으로 구성돼 있었던 동원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였던 동원F&B, 동원시스템즈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합병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지난달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 합병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에 따라 상장사인 조흥을 제외한 모든 관계사를 100% 자회사로 재편했다. 오뚜기는 이번 개편으로 논란을 해소하고 핵심 원재료와 유통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뚜기는 그룹의 내부거래·순환출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오뚜기의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은 2017년에 오뚜기에스에프, 상미식품, 풍림피앤피의 물적분할로 시작됐다. 이듬해인 2018년 상미식품지주, 풍림피엔피지주를 흡수합병했고, 2021년에는 오뚜기라면를 물적분할했다. 올해 10월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완료됐다.
지난 7월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와의 거대 합병이 있었다. 중첩된 빙과사업을 합치고 생산·물류 인프라를 최적화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우겠다는 것이 롯데제과의 통합 목표였다. 통합 법인은 자산 3조9000억원, 연 매출 3조7000억원에 이르는 식품업계 2위 규모의 기업으로 올라섰고, 빙과시장에서도 점유율(45.2%) 1위 업체가 됐다.
합병 영향으로 인해 올해 3분기 실적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롯데제과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032억원, 영업이익 5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0.3%, 영업이익은 2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54억원으로 14.0%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식품 기업들이 이같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의 불확실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해외 진출 등 신사업을 통한 먹거리 확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을 하게 되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각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이같은 결정들을 내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회사 규모가 커지면 기존 사업에 있어 유리한 점이 생길뿐더러, 신사업에 투자할 여유가 생기는 등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