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프레시 매니저’ A씨는 평소처럼 B씨 할아버지의 반지하 집에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들렀다. 그런 이 씨에게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늘 문을 열고 유제품을 받으며 인사 나누던 할아버지가 그날 쓰러져 있던 것이다. 긴급한 상황임을 인지한 매니저 A씨는 급히 문을 열고 최 씨 할아버지를 일으켜 세웠다. 곧이어 119와 영업점에 사실을 알렸다. 현재 B씨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옮겨져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
노인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자택에서 홀로 임종을 맞이하는 고독사의 비율이 갈수록 늘면서 유업계에서는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고독사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유업계는 우유·요구르트 배달을 통해 지역 노인가구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2025년 고독사, 사회 문제로 대두
고독사란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인과 단절된 채 홀로 사는 사람이 자살, 병사 등의 이유로 혼자 임종을 맞이하고 3일 이후 발견된 경우를 말한다. 한국에는 아직 고독사 통계를 내는 명확한 집계 기준이 따로 없다. 보통 무연고 사망자를 고독사로 본다. 17일 현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무연고 사망자는 2012년 1025명에서 2021년 3488명으로 급증했다.
고독사는 통상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취약한 상태의 1인 가구에서 주로 발생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오는 2025년부터 1인 초고령 노인가구는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고령자 1인 가구 수가 2030년에는 37.4%, 2040년에는 39.1%, 2050년에는 41.1%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2050년이 되면 전체 5가구 중 1가구는 독거노인이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똑똑’ “어르신 계시나요?” 문 두들기는 유업계
유업계는 우유·요구르트 배달 특성을 살려 1인 노인가구의 건강을 살피고 있다. hy는 1994년부터 30년 가까이 기업 차원에서 고독사 문제 해결을 위해 ‘홀몸노인 돌봄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흔히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프레시 매니저들은 매일 본인이 맡은 지역에서 발효유와 밀키트 등 제품을 전달하며 홀로 거주하는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6년부터 ‘어르신의 안부를 붇는 우유배달’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 캠페인은 홀로 계신 어르신의 건강을 위해 매일 우유를 배달하되, 전날 배달한 우유가 남아있을 경우 관공서나 가족에 연락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활동이다. 2022년 현재 매일 3600여 가구의 안부를 묻고 있다.
특히 2020년 6월에는 ‘1%의 약속’을 발표하고 매년 소화가 잘되는 우유의 매출 1%를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에 기부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소화가 잘되는 우유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홀로 계신 어르신의 고독사 예방에 동참할 수 있어 소비자들 사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위해 개인 후원 독려에 나섰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새롭게 정기후원을 시작한 후원자에게는 ‘고마워 선물’이 증정된다. 고마워 선물은 소화가 잘되는 우유 등 3만9000원 상당의 매일유업 대표 제품과 어르신들의 손글씨 인사 카드로 구성돼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이 지속, 확대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보다 많은 분들께 우유안부 활동을 알리고 개인후원을 독려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우유안부 캠페인을 통해 따뜻한 연말 보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