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중국발 충격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엄격한 봉쇄 정책에 지친 시민들의 반발 시위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시장을 압박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97.57p(1.45%) 내린 3만3849.46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2.18p(1.54%) 내린 3963.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76.86p(1.58%) 내린 1만1049.50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을 다시 약화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며 불안한 모습이다.
당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공급망 문제로 생산 차질 위기에 빠졌다. 중국 정저우 공장의 혼란으로 올해 아이폰 프로의 생산량 부족분이 6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블룸버그 보도 이후 애플 주가는 2.63% 하락했다. 대만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 14 프로 등을 대부분 생산한다. 최근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정상 가동이 어려워졌다.
중국 리스크가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크로스마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빅토리아 페르난데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CNBC에 “애플의 중국 공장이 문을 닫아 아이폰 주문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한 국가의 일이 다른 나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라며 “중국 경제가 문을 닫는 등 중대한 사안은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US뱅크자산관리의 톰 하이린 국가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코로나19 상황과 중국의 정책은 내년 증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종목별로는 S&P500지수의 11개 섹터 모두 하락했다.
애플과 달리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핀듀오듀오는 호실적에 힘입어 12.62% 폭등했다. 바이두와 알리바바 주가도 각각 1.37%, 0.50% 상승했다.
아마존 주가는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최대 온라인 쇼핑의날인 사이버먼데이 매출이 최대 116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예상에 0.58% 올랐다.
제약사 바이오젠 주가는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신약의 임상시험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4.34% 내렸다.
가상화폐 관련주는 거래소 FTX에 이어 대부업체인 블록파이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에 다시 출렁였다. 코인베이스와 라이엇 블록체인 주가는 각각 4.00%, 4.06% 밀렸다. 매러선 디지털 홀딩스 주가도 3.86%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에 나올 주요 경제 지표들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11월 소비자 신뢰 지수, 11월 ADP 고용보고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실업률 등이 공개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