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은 다소 잠잠했다.
29일(한국시간)을 끝으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모두 조별리그 2차전까지 소화했다.
이변이 속출했던 1차전과 달리 2차전에서는 대다수의 강팀들이 승리를 거뒀다. 벨기에가 모로코에게 패배하는 이변도 발생하긴 했지만, 탑독들은 1차전에 비해 안정된 경기력을 펼치면서 승점을 추가했다.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은 아르헨티나는 2차전에서 멕시코에 2대 0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2차전에도 경기력 자체는 그리 좋지 못했지만, 리오넬 메시(파리생제르맹)가 1골 1어시트를 기록하며 한숨 돌렸다. 아르헨티나는 조 최하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일본에게 패배하며 ‘녹슨 전차’라는 오명을 쓴 독일은 ‘무적 함대’ 스페인과 2차전에서 1대 1로 비기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독일은 여전히 E조 최하위에 위치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이 남아있다. 최종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 일단 승리를 거두고, 스페인이 일본을 잡을 경우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1차전에서 돌풍을 일으킨 아시아 팀들은 2차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돌풍의 주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은 2차전에서 나란히 패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폴란드에게 0대 2로 무릎을 꿇었고, 일본은 코스타리카에게 0대 1로 덜미를 잡혔다. 승리했을 경우 16강 진출까지 노릴 수 있었지만, 일격을 맞으면서 미궁 속으로 빠진 상태다. 1차전을 무승부로 마친 한국도 가나에게 2대 3으로 지면서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반면 1차전에서 패배했던 이란과 호주는 2차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란은 웨일스와 2차전에서 추가 시간에 2골을 내리 뽑는 기적을 일으켰고, 호주도 최하위 튀니지를 1대 0으로 잡아내 조 2위로 올라섰다.
2차전이 끝난 가운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국가는 D조 프랑스, G조 브라질, H조 포르투칼 등 총 3개국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과 비교하면 3팀이나 적은 수치다. 러시아 대회에서는 개최국 러시아를 비롯해 우루과이, 프랑스, 크로아티아, 벨기에, 잉글랜드 등 6개 팀이 개막 후 2연승을 질주하며 조기에 조별리그를 통과한 바 있다.
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를 깼다. 21세기 들어 월드컵에서는 전 대회 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 부진하는 모습이 이어져 왔다. 가뜩이나 프랑스는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회를 조기 마감해 위기가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와 덴마크를 잡아내면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역시 잡음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조별리그 통과를 조기에 확정하며 강팀의 면모를 보였다. 3팀은 최소 승점 1점만 더하면 자력으로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반면 개최국 카타르와 캐나다는 2경기 만에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카타르는 개최국 자격으로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힘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다크호스로 평가받은 캐나다는 벨기에, 크로아티아에게 연달아 꺾이며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한편 2차전에서 발생한 총 득점은 40골로 경기당 평균 득점은 2.5골이었다. 1차전 기록인 2.56골 보다 소폭 하락했다. 현재 득점 선두는 3골을 기록한 에콰도르의 에네르 발렌시아(갈라타사라이)와 킬리안 음바페(프랑스)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