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1일 국회를 찾아 야당 국정조사위원들과 만났다. 이들은 국정조사 경과에 대한 조사자료 제공 및 참여 보장권 등 총 6개 사항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국조위원들은 불참했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조특위는 1일 오후 4시 국회에서 희생자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앞서 유가족들의 요구를 듣기 위한 자리로 야당 소속 국조위원들만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유족들은 국조특위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특히 국회 내 희생자 추모공간 및 유가족 소통공간 마련, 국조특위에 유가족 추천 전문위원 참여기회 부여, 국정조사 전 과정에 유가족 참여 보장 등을 요청했다.
고(故) 이지한씨 어머니는 “국회가 진상규명 해줄 거란 기대보다는 의지가 있을까 하는 걱정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힘없는 유가족들이 먼저 간 아들딸들에게 떳떳한 부모 되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하고 철저히 진상규명 해야 사랑하는 아들딸 억울함 풀어줄 수 있으니까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고(故) 이지한씨 아버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가 과연 유가족을 배려한 모습이었느냐면서 울분으로 호소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때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이태원 참사 후 해외 순방 귀국길에 이상민 행안부 장관 어깨 토닥여주고 어루만져 줬다”며 “이는 특수본에 간접적으로 압력을 준 게 아닌가. 이게 공정과 상식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29일과 30일 대한민국 정부는 거기(이태원 참사 현장)에 없었고 무정부 상태였다”며 “유가족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당신들은 우리한테는 패륜 이상의 것을 저질렀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민 장관의 거취를 두고 (여당에서) 국정조사 보이콧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국조특위 위원장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면서도 이상민 장관의 직을 지키기 위해서 정쟁으로 격화되는 모습은 국회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당장 물러날 수 없다면 국정조사 끝나고 나서 사퇴 약속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며 “국조특위 운영을 위해 유가족의 말씀 겸허하게 듣고, 진상규명과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 위원들이 만전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국조특위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국조특위 가동에 앞서 일정에 대한 협의도 잘 안되고 오늘 여당 자리가 비어있는 걸 보면서 유가족들께 죄송스럽고 착잡한 마음”이라며 “여당과 계속 협의해 국조특위를 함께 추진하고 유족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이태원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사후 대책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