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 상승에 임금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이 1년 동안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의 영향을 뺀 소득이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면 가계 부담은 그만큼 커진다고 볼 수 있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가 상용근로자인 가구의 실질소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감소했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5.9% 올랐는데 명목소득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물가가 월급보다 더 많이 올라 민생 경제가 어려워진 것이다.
상용근로자보다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실질소득 감소 폭이 각각 5.1%, 5.6%로 더 컸다. 일용근로자는 아예 명목소득도 1년 전보다 0.02% 감소했다.
자영업자의 살림살이도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대비 실질소득이 2.5%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0.7% 감소했다.
지난 7월 6.3%까지 급상승했던 물가 상승률은 11월 5.0%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당분간 고물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3년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9년 0.4%, 2020년 0.5%, 지난해 2.5%였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7.7%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4.9%)을 훌쩍 웃돌았다.
자장면, 김밥, 칼국수, 떡볶이, 라면, 해장국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 6종은 10%가 넘는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장면이 11.4%로 가장 높았고, 김밥(11.1%), 칼국수(11%), 떡볶이(11%), 라면(10.7%), 해장국(10.6%)이 뒤를 이었다.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폭은 더욱 컸다. 전체 가공식품 물가가 지난해 12월 대비 9.1% 오른 가운데 식용유가 42.3%로 증가율이 가장 컸다. 아울러 △치즈(34.3%) △시리얼(32.5%) △밀가루(27.3%) △김치(23.7%) △고추장(17.1%) △빵(14.8%) △설탕(12.8%) △즉석식품(10.8%) 등 가공식품은 총 73개 품목 가운데 30종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공식품 가운데 가격이 떨어진 품목은 젓갈(-0.4%)이 유일했다. 생수와 이유식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